류규하 대구 중구청장(뒤)이 25일 오후 대구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구시 신청사 건립 성공 추진 협약식’에서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회의실을 떠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대구 중구청장과 중구의회 의장이 ‘대구시 신청사 성공 건립’을 위한 대구시·구·군 단체장 및 의장 간 협약을 거부했다. 25일 오후 3시 대구시청 10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류규하 중구청장은 ‘신청사 현 위치 건립 타당성 및 후적지 활용방안 우선 검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협약을 거부한 채 식장을 빠져 나갔다. 과열경쟁을 막고 이번엔 어떻게든 결론을 내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천명해 온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와 대구시는 출발부터 파열음에 적잖이 당황한 눈치다.
류 중구청장은 이날 신청사 건립예정지 결과 수용 및 과열유치행위 자제 등을 담은 협약서 서명 직전 “우선 시청을 현 위치에서 새로 건립 가능한지 여부에 대한 타당성 조사부터 실시해야 하며, 만약 이전해야 한다면 후적지 개발 방안도 나와야 한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협약서에 서명할 수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이에 김태일 공론화위원장은 “중구를 포함해 신청사 유치를 희망하는 다른 구·군도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 한다. 현 위치 신청사 건립 타당성 조사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경쟁에서 떨어진 후보지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신청하지 않은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더 이상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류 중구청장은 행사 시작 45분 만에 “더 얘기하는 건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이 자리를 떠나겠다”며 퇴장했다. 이 과정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권 시장이 “대구시청 청사가 중구만의 청사냐”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류 중구청장은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라며 맞받아쳤다.
협약식은 류 구청장과 오상석 중구의회 의장을 제외한 채 예정대로 진행됐다. 권 시장, 배지숙 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나머지 7개 구·군 단체장 및 의장은 협약서에 서명했다. 협약서에는 조례에 정한 방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결정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하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과열 유치행위 자제 △공론화위의 후보지 신청기준 및 예정지 선정기준 의결사항 수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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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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