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벼루 1500점 모아”…경주에 국내 첫 벼루박물관 개관

  • 송종욱
  • |
  • 입력 2019-04-26 07:29  |  수정 2019-04-26 07:29  |  발행일 2019-04-26 제8면
영남일보 기자 출신 손원조씨
삼국 흙벼루·조선 나무벼루 등
개관식서 100여점 우선 전시
다양한 문방사우도 눈길 끌어
“50년간 벼루 1500점 모아”…경주에 국내 첫 벼루박물관 개관
25일 문을 연 경주취연벼루박물관 전시실에서 손원조 관장(왼쪽)이 전시된 벼루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유일의 벼루전문박물관인 ‘경주취연(醉硯)벼루박물관’(경주시 화랑로 107번길)이 25일 문을 열었다. 박물관을 연 주인공은 과거 영남일보 기자를 지낸 손원조씨(77·경주문화원장)다. 손 관장은 이날 현판식에서 “어릴 때 조부가 축문을 짓고, 부친이 지방(紙榜)을 쓰실 때 벼루에 먹을 갈아드리던 게 인연이 돼 50년간 1천500여점의 벼루를 수집했다”며 “오랜 세월 투자한 노력이 모여 오늘 박물관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시대·재질·형태별로 다양한 벼루만을 전문적으로 전시한 곳은 경주취연벼루박물관이 전국에서 유일하다. 통상 국내 공·사립 박물관에선 다른 유물과 함께 일부 문화재 가치가 있는 벼루를 전시하고 있다. 손 관장은 모두 1천500여점의 벼루를 소장하고 있다. 이날 개관식에선 유물 가치가 높은 벼루 100여점을 전시실(210㎡) 내 11개 진열장에 먼저 선보였다. 향후 전시기간을 정해 수장고에 보관된 벼루도 차례로 공개할 계획이다. 진열장엔 흙으로 만든 삼국시대 흙벼루를 비롯해 ‘풍자(風字)형’인 고려시대 벼루, 검은돌·자색돌·옥·수정·나무·쇠·도자기 등으로 만든 조선시대 벼루가 놓여 있었다. 벼루 말고도 100~120년 전 제작된 종이와 먹, 연적(벼루에 물을 붓는 병), 연갑(벼루통), 연상(다리가 달린 벼루), 필세(붓을 씻는 그릇), 문진(서예용 종이를 평평하게 펴는 도구) 등 다양한 ‘문방사우’도 선보였다. 손 관장은 “선조들이 아끼던 벼루를 한 점, 두 점 수집한 것이 10점이 되고, 100점이 됐다”면서 “다양한 재질과 형태의 벼루돌에 새겨진 여러 조각들에 매료돼 벼루 전문 수집가로 명함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경주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벼루수집가로 알려진 손 관장은 2001년 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상설 개장 때 1개월간 ‘한국벼루 특별전시회’를 열어 관심을 모았다. 이어 2003년 8월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도 1주일간 한국벼루 특별전시회을 열었다. 또 2017년엔 경주국립박물관에서 2개월간 ‘검은구름 뿜어내는 검은 벼루 연’을 주제로 특별전을 열었다.

경주취연박물관은 오전 10시~오후 7시 개관(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관람료는 어른 3천원, 65세 이상(경로)·청소년·어린이 2천원, 단체 20인 이상은 50% 할인한다. (070)7393-8686, 010-3508-4676

글·사진=경주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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