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뒷받침하던 정부 지출 감소가 결정적 악영향

  • 입력 2019-04-26 07:46  |  수정 2019-04-26 08:04  |  발행일 2019-04-26 제14면
1분기 실질 성장률 ‘-0.3%’…2008년 금융위기 후 최악
전분기比 수출 2.6% 감소 탓도
추경 등 경기부양 요구 커질 듯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0.3%)을 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번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뒤이은 특단의 경기부양 조치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경제가 뒷걸음친 것은 소비부터 정부지출, 투자, 수출에 이르기까지 경제상황 전반이 부진했던 탓이다.

주요 경제지표에 드러나는 우리 경제의 활동이 활력을 잃고 힘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동안 내수를 뒷받침해줬던 정부지출 감소가 결정적인 타격을 줬다.

최근 몇년간 한국경제 성장을 이끈 반도체는 경기 하락에도 수출 물량이 최근 다시 늘면서 실질성장률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다만 작년 4분기에 쏠렸던 반도체 설비투자는 1분기 급격한 투자 감소에 직격탄이 됐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실질 GDP의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민간 부문이 전분기 대비 0.4%포인트인 반면 정부 부문은 -0.7%포인트였다. 정부지출 감소가 1분기 경제가 작년 4분기보다 뒷걸음치게 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정부가 재정집행률이 5년 내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으나 신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절차 등 시간이 소요돼 1분기에 지출이 쓰이지 못했다"고 정부지출 감소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인건비 등 고정비 비중이 큰 정부소비의 1분기 성장기여도는 전분기 대비 0.1%포인트로 큰 변동이 없었으나, 정부 부문 투자의 성장기여도는 -0.7%포인트였다.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로 의료 서비스 및 의류비 지출이 줄어든 점, 현대차의 노사협상 지연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공급이 지연된 점 등이 일회성 요인으로 민간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한은은 파악했다.

박 국장은 “1분기 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2008년 4분기 -3.3%) 최저이긴 하지만 우리 경제 상황을 과도하게 비관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지출을 제외하더라도 경제활동 전반의 부진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게 경제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국경제의 ‘성장 엔진’인 수출 부진도 성장률에 결정적인 타격을 줬다.

수입 감소폭(-3.3%)이 더 커 수출 감소가 GDP에 미치는 영향을 상쇄했을 뿐 수출은 올해 들어 전분기 대비 2.6% 감소했다.

작년 12월 이후 수출금액 감소에 이어 2~3월에는 실질 성장률과 밀접한 수출물량 감소가 함께 나타났다. 특히 액정표시장치(LCD) 등 전기·전자기기의 감소폭이 컸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올해 들어 수출 물량이 감소하진 않았지만 반도체 관련 설비 투자가 대폭 감소한 게 전체 설비투자 감소(-10.8%)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일시적인 요인 등이 작용했음을 고려할 때 하반기 경기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1분기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지연된 정부지출이 2분기 이후 집행되고 추경 효과까지 나타날 경우 애초 전망했던 성장궤도(연 2.5%)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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