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골목 대문 열면 초록세상…집안 모임 장소·정원·텃밭 가꾸며 전원생활 만끽

  • 김수영 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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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26   |  발행일 2019-04-26 제34면   |  수정 2019-04-26
■ 단독주택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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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섭·박월숙 부부는 단독주택에 살면 도심에서 전원생활하는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고 했다.

단독주택살이의 장단점

단독주택은 한 번 살아봐야 그 매력을 안다는 것이 황윤섭·박월숙 부부의 설명이다. 우선은 내 마음대로 집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 정원을 자신의 취향대로 가꿀 수 있고 텃밭도 일구어 나갈 수 있다. 아파트에 비해 훨씬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층간소음 인한 이웃과 마찰 남의 얘기
마당 한편 무쇠솥, 지인과 삼겹살 파티
집앞 자그마한 동산공원 주차문제 해결
방수·단열 관리 잘 하면 겨울에도 따뜻
유실수는 가지치기해야 열매 잘 자라
가을 낙엽, 비닐봉지 담아두면 수거해

주거공간 획일성보다 개성화·차별화
대도시 자연과 새로운 삶의터전 인기


층간소음 등 이웃과의 마찰도 거의 없다. 황씨 부부의 경우 집안의 가족모임을 거의 집에서 한다.

“남편이 맏이인 데다 워낙 가족애가 강해서 집안 모임을 우리 집에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집 마당 한편에 무쇠솥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겨울에 마당에 있는 나무를 가지치기한 나뭇가지들로 불을 때 만들어 먹는데 맛이 기가 막힙니다. 마당에서 삼겹을 구워먹기도 하지요. 도심에 있지만 전원에 나온 느낌이랄까요.”

이렇게 집안 모임을 자주 해도 이웃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다른 집들도 다 이렇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음식을 많이 하면 옆집, 앞집 등과 나눠 먹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정이 깊어졌다.

집안 관리를 하면서 새롭게 배워나가는 재미도 있다. 황씨는 나무를 키우면서 나무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한다. 책을 사서 보기도 하고 유튜브 등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농약치기, 가지치기 등의 나무 손질은 물론 대문이나 현관데크 등의 페인트칠, 방충망 수리 등도 직접 한다.

“처음에는 전문가를 불러서 했는데 번거롭고 비용도 만만찮더군요. 그래서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직접 손질하고 수리를 하는데 나름 성취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택의 가장 큰 단점은 주차장 부족이다. “야시골공원 주변의 주택가는 축복받은 땅입니다. 자그마한 동산에 공원이 있어 주차하기가 좋습니다.”

“다른 단점은 더 없느냐”고 물으니 이들 부부는 “없다”며 고개를 흔든다. 주택살이에서의 만족감이 인터뷰 내내 줄곧 진하게 느껴졌다.


주택살이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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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섭씨가 집안 관리에 사용하는 기구들.

아무래도 남편 황씨보다는 아내 박씨가 집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다. 박씨는 주택으로의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면 방수와 단열에 특히 신경을 쓰라고 조언한다. 이사를 오기 전 방수처리를 단단히 해야 오랫동안 살아도 누수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흔히 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춥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은 단열기술이 좋아 집 수리를 할 때 단열을 철저히 하면 오히려 아파트보다 따뜻할 수 있다는 것이 박씨의 설명이다.

“주택에 추워서 어떻게 사느냐고 걱정하던 친구들이 막상 우리 집에 오고나서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보다 따뜻하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집을 수리할 때 단열에 신경을 썼기 때문에 연료비가 크게 들어가지 않고 따뜻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주택에는 이런저런 나무가 있기 마련이다. 황씨가 나무 관리 요령도 자세히 설명했다. 나무, 특히 유실수는 가지치기를 잘 해야 한다. 가지를 치지 않으면 너무 키가 자라서 관리가 힘들고 열매도 따기 어렵다. 또 가지가 너무 많으면 열매도 튼실하게 열리지 않는다. 열매를 딸 수 있는 수준으로 적당히 가지치기를 해야 열매를 따기 쉽고 농약을 안쳐도 잘 자란다.

나무가 많으면 아름다워 좋지만 가을철 낙엽이 문제다. 낙엽은 비닐봉지에 담아두면 수거해 간다. 가지치기한 전지목은 가져가지 않으니 가마솥 등을 활용해 취사용으로 사용하면 일석이조라는 것도 황씨의 조언.


주택을 선호하는 이유

단독주택이 최근 새롭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된다. 영진사이버대 부동산학과 윤창훈 교수(평생교육원장)는 단독주택의 희소성, 주택의 질적 수준의 향상, 주거공간의 개성화 추구 등의 요인을 들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주거유형이 공동주택으로 바뀌면서 단독주택의 경우 2017년 12월 말 현재 5.2%에 불과하는 등 그 희소성이 높아졌다.

또한, 단독주택의 질적 수준 향상으로 과거 아파트의 편의성을 단독주택에서도 누릴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 프라이버시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대도 공동주택보다는 단독주택의 선호 성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사회는 평준화보다 개성화를 추구하는 현상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주거공간에 대해서도 공동주택의 획일화된 공간구성에서 탈피, 차별화를 통한 독창적 공간구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주거유형으로서 단독주택이 좋다. 개인의 독창성과 개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주거구성의 유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독주택 인기 이어질 듯

앞으로 주거유형의 경우 획일성보다는 차별성과 독창성을 가진 주거구성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공동주택의 경우에도 평면구성 및 단지계획의 차별화 전략이 분양시장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윤 교수는 “개성있는 주거유형을 좋아하고 좀 더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것 등을 감안할 때 단독주택에 대한 선호성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주거공간도 개성있는 자신만의 공간을 만드는 것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지고 있다”이라고 전망했다.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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