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상담실] 자녀의 행복한 학교생활 돕는 법

  • 이효설
  • |
  • 입력 2019-05-06 07:43  |  수정 2019-05-06 09:02  |  발행일 2019-05-06 제13면
책읽기 재미 붙이려면 독서 후 능청스러운 질문 던지면 좋아
20190506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아빠의 모습.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행복한 내 아이의 학교생활을 위해 학부모가 알아두면 좋을 만한 몇 가지 팁을 정리했다.

집에서 물건 정돈 습관 야무지게 길러야
학교 가서도 선생님 정리법 금방 따라해
폭력은 “잘못된 행동” 분명히 가르치고
괴롭히는 친구엔 말로 의사표현토록 지도


Q. 정리정돈이 안 되는 초등학교 1학년, 젓가락질까지 서툴러 걱정이에요.

A: 아이가 이해하기 쉽게 어른이 야무지게 가르쳐주면 됩니다. 필통 속에는 어떤 것을 넣을지 같이 의논하고 불필요한 것을 뺍니다. 공책과 교과서는 포개어 모서리를 맞추어 가지런히 챙깁니다. 책상 위에는 불필요한 책은 정리해 책꽂이에 넣고 지금 필요한 책만 반듯하게 폅니다. 가정에서 물건별 조목조목 꼼꼼하게 일러주어 연습하면 학교에 가서도 담임 선생님이 지도하는 정리법을 금방 따라하고 이해하게 됩니다. 방법을 차근차근 일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젓가락질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아이가 젓가락을 어떻게 잡는지 살펴봅니다. 어느 손가락이 잘못되었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한 후 몇 번째 손가락을 사용해서 젓가락을 잡아야 하는지, 손가락의 어느 부분을 구부리고 움직이는지 천천히 가르쳐 주면 됩니다. 이때 ‘야! 이것도 못해? 아이고, 너 학교 가서 선생님한테 혼나겠다’는 등의 타박은 금물입니다.

아이들은 어른이 무심코 던진 말에 자존감이 낮아집니다. 아이가 잘 못하거나 서툴 때는 말로 타박하기보다는 어릴 적 비슷한 실패나 경험을 슬쩍 이야기해보세요. 아이는 자신이 무능한 아이가 아니며, ‘누구나 그런 어려움을 겪었구나’ 공감하면서 한발짝 앞으로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작은 성공(어른이 보기에 미미한 성공)이라도 아이가 잘했다고 하면 일단 바라보고 칭찬하며 인정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Q. 급식을 남길 때가 많은가 봐요. 무조건 다 먹으라고 해야 하겠죠?

A: 급식을 남김없이 억지로 다 먹으라고 하여 아이가 식사에 부담을 느낀다면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을 것입니다. 어른들도 돌이켜 보면 어릴 적 편식이 별로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반면, 밥을 먹을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성격이 나빠진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식사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나빠진 성격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식사는 즐거워야하기에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결국 면역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Q. 아이가 책읽기를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 않은데 부모가 도와 줄 방법이 있나요?

A: 독서에 재미를 느끼는 방법으로 추천할 만한 것은 부모님이 책을 읽어주는 것입니다. 책을 읽어주실 때는 성우처럼 더빙하듯 실감나게(다소 과장되게) 읽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독서를 하고 난 후에 부모님이 질문을 던져 책 내용을 같이 짚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책 한 권을 읽고 그냥 덮어버리는 것보다 ‘엄마가 기억이 안 나는데, 마녀가 결국 못 돌아오는 거지’라는 식의 능청스러운 질문을 던져 아이가 직접 이야기를 다시 상기시키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 엄마도 그 책을 읽었구나! 우리가 함께 그 내용을 알고 있다!’는 것(공유) 자체가 책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겁니다. 다만, 질문이 너무 형식적이고 테스트하려는 듯한 의도를 풍기면 곤란합니다. 누가 감시한다거나 시험 본다고 하면 오히려 독서의 재미는 반감될 것입니다.

Q. 짝이 자꾸 장난치고 괴롭혀서 오늘은 우리 아이가 친구를 먼저 때렸다고 하는데 사실 속은 좀 후련하네요. 잘했다고 해도 될까요?

A: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는 행동은 잘못입니다. 부모님은 자녀에게 보다 바른 가치관으로 가르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그 아이가 먼저 공격한 것도 아닌데 오늘 우리 아이가 먼저 때린 것은 분명 잘못된 것임을 알려야 합니다. 폭력도 학습이 되는 것이라서 상대 아이에게 배웠든 스스로 공격성을 발휘하였든지 간에 어떤 일을 해결할 때 말이 아닌 주먹이 먼저 사용되는 것은 결국 아이 안의 내재된 폭력성을 발달시키는 꼴입니다. ‘먼저 때리길 잘했다!’는 부모님의 한마디에 잘못된 가치관이 생길 수 있습니다.

누가 나를 공격하면 방어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은 당연히 필요합니다. 때리는 친구의 팔을 잡아 제어하는 힘이나 뿌리칠 수 있는 힘은 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합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침해가 멈춰지면 더 이상의 폭력은 정당방위도 될 수 없습니다. 남을 먼저 공격하는 사람이 되게 해서는 안 됩니다. 부당하게 나를 대하는 친구에게는 폭력보다는 말로 의사를 표현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래도 듣지 않으면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하라고 조언하는 편이 좋습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소현주 대구 반송초등 교사(오은영의 ‘못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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