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희 대구시교육감 항소심 판결 “상당수 유권자 당원경력 이미 알아…감경 참작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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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진기자 윤관식기자
  • 201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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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통해 의원 경력 광범위 보도

선관위 직원조차 위법성 인식못해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13일 오후 대구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 받아 당선 무효형을 면했다. 공판을 마친 강 교육감이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법원을 떠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당선 무효 위기에 몰렸던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항소심에서 감형 받아 극적 생환하면서 재판부의 판단 근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대구고법 제1형사부는 강 교육감에 대한 항소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지난 2월 벌금 200만원으로 당선 무효형을 선고한 1심 재판과 대조적인 결과다. 검찰은 사유가 되지 않는 만큼 상고를 하지 않기로 해 강 교육감은 직을 유지하게 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강 교육감이 법을 위반했고 고의성이 인정되지만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이 이 사건 당원경력 표시를 검토해 이를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심이 당원경력 표시에 관한 피고인의 고의를 인정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언급했다. 또 강 교육감의 행위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지방교육자치법의 입법취지를 크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경력이 없는 교육감 후보자에 비해 유리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고, 정당의 영향력도 간접적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것.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강 교육감 경력사항에 대한 유권자의 사전 인지에 대한 부분을 감경 사유에 포함시켰다. 재판부는 “당원경력 표시 이전에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피고인의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경력이 광범위하게 보도됨으로써 상당수의 선거구민이 이를 알게 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 이 사건 범행 이후이기는 하나 후보자 간 토론회를 통해 피고인의 당원경력이 노출됐고, 특히 선거운동 기간 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누구든지 열람할 수 있도록 피고인의 당원경력이 공개된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3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의 진술도 강 교육감이 위법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판단의 근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지방교육자치법상 금지되는 행위 중 ‘특정 정당으로부터 지지·추천받고 있음을 표방’하는 것과 ‘과거의 당원경력을 표시’하는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 현재 특정 정당과 연계돼 지지·추천받고 있음을 표시하는 것이 금지됨을 인식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과거의 당원경력까지 표시할 수 없음을 인식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며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조차 예비후보자 홍보물 검토 당시까지 당원경력 표시가 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재판부는 선거과정에서 후보자 간 지지율 변화 추이, 범행이 선거결과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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