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5대 서원’ 꼽히는 대구경북 서원 모두 등재대상 올라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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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15 07:15  |  수정 2019-05-15 08:34  |  발행일 2019-05-15 제2면
한국의 서원 9곳, 세계유산 등재 확실시
원형이 잘 보존된 ‘성리학의 요람’
서원별로 이황·안향 등 배향인물
시대 이끄는 핵심가치·전통 방증
제사·강학 공간 구분 건축적 특징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확실시되는 한국의 서원은 총 9곳이다.

한국서원연합회에 따르면 조선 명종대에 17곳에 불과했던 서원은 선조대에 100곳이 넘었으며, 18세기에는 700곳에 달했다고 한다. 그러나 흥선대원군이 고종 즉위 이후 서원 철폐 조치를 단행하면서 소수서원·도산서원 등 47곳을 제외하고 모두 훼철됐다.

세계유산 등재 대상인 서원 9곳은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돼 2009년 이전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됐다. 사적으로 지정된 서원은 12곳인데, 용인 심곡서원, 상주 옥동서원, 논산 노강서원은 한국이 처음으로 세계유산에 도전한 2015년 이후 사적이 됐다.

서원은 공립학교인 향교와 달리 향촌사회에서 자체적으로 설립한 사설학교다. 지역에 은거하는 사대부가 후학을 양성하고 선배 유학자를 기리기 위해 세웠다. 서원의 주된 기능은 제사와 강학이다. 그래서 건물 역시 선현을 제향하는 제사 공간과 인재를 기르는 강학 공간이 구분되는데, 보통은 앞쪽에 강당과 기숙사를 두고 뒤쪽에는 사당을 짓는 전학후묘(前學後廟)의 배치를 따른다. 아울러 서원은 지역 풍속을 순화하거나 도서를 보관하고, 정치적 여론을 형성하는 역할도 했다.

서원별로 배향하는 중심인물이 있다. 소수서원은 고려시대 유학자 안향을, 옥산서원은 이언적, 도산서원은 이황, 병산서원은 류성룡, 도동서원은 김굉필, 남계서원은 정여창, 무성서원은 최치원과 신잠, 필암서원은 김인후, 돈암서원은 김장생이다.

문화재청은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으로 신청하면서 조선시대에 보편화한 성리학의 탁월한 증거이자 성리학의 지역적 전파에 이바지했다는 점과 건축적으로 정형성을 갖췄다는 점을 세계유산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로 내세웠다. 세계유산 운영지침을 보면 탁월한 보편적 가치는 10가지 평가기준이 있는데, 이가운데 6가지를 문화유산에 적용한다.

우리 정부는 신청서에서 6가지 중 셋째인 ‘현존하거나 이미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독보적 또는 적어도 특출한 증거일 것’과 넷째인 ‘인류 역사에 있어 중요 단계를 예증하는 건물, 건축이나 기술의 총체, 경관 유형의 대표적 사례일 것’을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 이코모스는 셋째 기준만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역시 셋째 기준으로 세계문화유산이 됐다.

한국의 서원이 셋째 기준에 충족했다는 점은 서원의 건축적 특징보다는 한 시대의 전통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이다. 이번 세계문화유산 등재 보고서에 참여한 이수환 영남대 교수는 “세계유산 등재에 있어 건축적 특징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번 서원의 경우 9곳 모두 나름대로의 정형성을 갖추고 있고, 그 건축물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건축물과 함께 서원이 조선의 성리학을 공부하는 곳이자 전파하는 곳이고 나아가 서원이 조선사회를 이끄는 핵심 가치였다는 것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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