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생 사과나무 기념식수 “수확하면 영국으로 보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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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두영기자 임호기자 이현덕기자
  • 201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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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앤드루 왕자 안동 방문 이모저모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가 14일 안동 봉정사를 찾아 법고 소리를 듣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14일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20년 전 방문한 안동지역 곳곳을 고스란히 밟은 차남 앤드루 왕자의 얼굴에선 시종일관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특히 그는 어머니가 심은 나무를 보며 “양국이 좋은 사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외국인 발자취 남기는 방법 필요”

앤드루 왕자는 이날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함께 승용차 편으로 안동 풍천면 유네스코 세계유산 하회마을을 찾았다. 하회마을 곳곳엔 왕자를 보려는 관광객과 환영 인파가 몰렸다. 왕자가 충효당 앞에 도착하자 축하 인사와 함께 사진촬영이 이어지면서 서로 발이 엇갈려 넘어지는 해프닝까지 빚어졌다. 권영세 안동시장과 악수를 나누며 인사말을 건넨 왕자는 지역 유림의 환영을 받으며 20년 전 여왕이 들어가지 못했던 충효당 사랑방을 둘러보고 충효당 종손과 함께 대화를 나눴다.

왕자는 다문화가정 아이들로 구성된 다모아합창단의 ‘고향의 봄’ 노래를 들으며 여왕과 생일이 같은 지역민과 함께 47가지 전통음식으로 차린 생일상을 둘러보고 생일을 축하했다. 이 자리에서 권 시장으로부터 안동한지를 선물받았다. 그는 “어머니에게 꼭 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왕자는 권 시장에게 찻잔세트를 선물했다.


하회마을서 안동한지 선물 받고 “여왕에 전달
여왕 식재 충효당 구상나무 앞에서 “베리굿

농협공판장서 사과 선별과정 등 보며 호기심

도청 전시 도자기 둘러보며 각별한 관심 표시



왕자는 인근 학록정사로 이동해 호텔식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이 도지사에게 “외국인들이 하회마을을 방문할 때 족적이나 지문 등 발자취를 남길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 도지사는 “좋은 제안”이라고 화답했다.

오찬 뒤 풍산읍 노리 안동농협 공판장으로 이동한 앤드루 왕자는 지역 풍물놀이패 축하를 받으면서 공판장 내부로 들어가 출하한 사과 선별 과정과 경매 과정을 참관했다. 앤드루 왕자는 “사과는 언제, 어떻게 수확하느냐”고 물었다. 정오윤 공판장장이 “11월쯤 농부들이 손으로 하나씩 따서 수확한다”고 답하자 왕자는 “그때 수확했는데 여태까지 이렇게 싱싱하냐”고 다시 묻는 등 호기심을 나타냈다.

◆“어머니께 드릴 사과 보내줄 수 있나”

앤드루 왕자는 안동 방문에서 20년 전 어머니의 흔적을 보며 기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또 작은 일이라도 어머니와 연관시켜 생각하는 등 20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영국 왕실과 안동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했다.

충효당 내부를 둘러본 왕자는 20년 전 여왕이 뜰에 심은 구상나무 표지판 앞에서 “어머니가 직접 심었다”는 설명을 듣고는 “베리 굿”이라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바로 옆에 세워진 ‘로열웨이(The Royal Way)’ 표지판에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담연재에서 앤드류 왕자는 어머니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날 어머니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잘 다녀오라는 대화를 나눴는데, 어머니는 ‘나의 아들 왕자가 안동을 방문해 대단히 기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어머니는 ‘20년 전 하회마을에서 받은 73세 생일상이 깊이 기억난다’면서 ‘하회마을에 가서 걸으면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을 나에게 보고해 달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왕자는 안동농협 공판장에서 권순협 안동농협장으로부터 사과를 선물받았다. 왕자는 “어머니께 드려야 하는데 17일 출국 전까지 서울로 사과를 보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정 공판장장은 보내겠다고 답했다. 특히 공판장 뜰에서 기념식수(부사 7년생)를 마친 왕자는 나무에 열린 작은 사과를 바라보며 “오는 11월이면 이 나무에서 사과가 열리느냐”고 물었다. 정 공판장장이 “그렇다”고 하자 왕자는 “그때 수확하면 영국으로 보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정 공판장장은 왕자 비서 명함을 건네 받고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내가 심은 나무 다시 보고 싶어”

이날 경북을 찾은 앤드루 왕자의 첫 방문지는 경북도청이었다. 서울에서 헬기를 이용해 경북도청 앞 천년숲에 내린 앤드루 왕자는 차량으로 옮겨타고 도청에 도착했다.

전통한복을 입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장경식 경북도의회 의장을 비롯해 안동·예천 주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경화문으로 들어선 앤드루 왕자는 먼저 기념 식수를 했다. 앤드루 왕자는 “나중에 다시 도청을 찾아 내가 심은 나무를 다시 보고 싶다”고 했다. 이에 이 도지사는 “10년 후 꼭 다시 와 달라”고 화답했다.

경북도청으로 들어온 앤드루 왕자는 방명록에 자신의 이름 ‘Andrew’와 방문 날짜인 ‘14 may 2019’를 적었다.

도자기에 일가견이 있는 영국 왕실답게 앤드루 왕자도 한국 전통 도자기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도청 본관 1층에 전시된 도자기를 둘러보며 “경북이 도자기로 유명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 도지사는 “경북엔 오래전부터 유명한 도예가가 많았다. 특히 문경 등은 지금도 도자기로 유명한 고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도지사가 높이 50㎝의 청화백자운학문 달항아리를 선물하자 앤드루 왕자는 “왜 달항아리인가” “항아리에 학이 왜 그려져 있나” 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이 도지사는 “눈처럼 흰 바탕색과 둥근 형태가 보름달을 닮았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라며 “경북도를 상징하는 새가 학이어서 그려 넣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동=이두영기자 victory@yeongnam.com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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