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방짜유기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음식, 유기에 담다’의 전시모습. |
40여년 전에는 식기로 놋그릇이 많이 사용됐다. 명절이나 제사를 앞두고 마을에선 아낙네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연탄재를 잘게 부숴 젖은 짚에 묻혀 놋그릇을 반짝반짝 닦아내는 광경은 신기하기도 했다. 최근 대구 동구 공산동 방짜유기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놋그릇 전시회를 보고, 잠시 어릴적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지난 8일부터 오는 8월말까지 ‘음식, 유기에 담다’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는 이 전시회에선 어떻게 실생활에서 놋그릇을 사용하는지를 볼 수 있다. 어떤 종류의 음식을 담아도 멋스럽고 정갈하고 고급스러워 보인다. 비단 한식에만 국한되지 않고 양식, 일식은 물론 디저트까지 품위있게 소화해 내는 놋그릇은 운치있는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박물관에선 음식 종류에 맞게 실제 배치한 놋그릇을 볼 수 있다. 동시에 식당에서 음식을 담아 놓은 모습을 찍은 사진도 함께 볼 수 있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놋그릇은 구리와 주석을 합금한 후 수천번의 두드림을 거쳐 비로소 완성된다. 조상에게는 생활 필수품이었지만 급속한 경제성장과 물질문명의 발달을 경험한 우리에게는 단순히 관리가 힘든 구식 그릇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편리성과 효율성에서 밀려 잘 사용하지 않지만, 최근 고유의 아름다움과 정교함으로 다시 각광받고 있다.
고유문화 유산인 방짜유기와 그 제작기술을 전승 보존해 후손에게 ‘우리 것’의 아름다움과 금속공예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글·사진=채건기 시민기자 ken497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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