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의원 “전쟁해서라도 쿠릴 섬 되찾자” 망언

  • 입력 2019-05-15 07:55  |  수정 2019-05-15 07:55  |  발행일 2019-05-15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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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을 놓고 러시아와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일본의 한 국회의원이 전쟁을 해서라도 되찾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1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우파 정당인 일본유신회 소속 마루야마 호다카 중의원(35·사진)은 지난 11일 ‘북방4도 비자 없는 교류 방문단’의 일원으로 쿠릴 4개 섬 중 한 곳인 쿠나시르를 찾았다.

러 반발에 “과음 때문에” 변명
소속정당‘日유신회’제명 처분

스가 관방 “정부의 입장과 달라
정말로 유감스러운 발언” 비판


그는 공식 일정이 끝난 후인 11일 오후 8시쯤 쿠나시르 숙소인 ‘우호의 집’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 섬 출신인 오쓰카 고야타단장(89)에게 “전쟁으로 섬을 되찾는 것에 찬성합니까, 반대합니까"라고 큰 소리로 물었다.

이에 오쓰카 단장이 “전쟁을 해선 안 된다"고 하자 마루야마 의원은 “전쟁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며 계속해서 ‘전쟁’을 운운했다.

마루야마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알려져 논란이 되자 13일 밤 도쿄 아카사카 의원 숙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방영토’ 문제 해결 방법을 놓고 전쟁을 언급한 것은 부적절했다며 과음해서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당장 반발하고 나서는 등 이번 논란이 양국 영토협상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장은 13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일 지사 회의에서 “양국 관계의 흐름 속에서 가장 나쁜 일"이라고 마루야마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고 홋카이도 신문이 전했다.

파문이 커지자 일본유신회 대표인 마쓰이 이치로 오사카 시장은 마루야마 의원에게 말조심하라고 ‘엄중 주의’를 줬다. 이날 마루야마 의원이 탈당 신고서를 냈지만, 수리하지 않은 채 제명 처분을 내렸다.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14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정말로 유감스러운 발언"이라고 비판하며 불쾌감을 표시한 뒤 “외교협상으로 (영토)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조약을 체결한다는 정부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그러나 일본 정부의 입장과는 다른 한 의원의 발언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러시아 측에 설명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오사카 19구를 지역구로 둔 마루야마 의원은 2012년 총선 때 자민당과 민주당 후보를 꺾고 국회에 진출한 3선 의원이다. 그는 2015년에도 도쿄의 한 술집에서 음주 후 말다툼을 벌인 남자 손님의 손을 무는 등 처신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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