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연 간부들, 정부 과제 연구개발비 부정수급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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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선우기자
  • 201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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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제보자가 권익위 신고

14개 정부 과제 최초 책임자

특별한 사유 없이 임의 변경

평가 점수 새 책임자에 집중

총 과제 수행비용 16억 넘어

대구시 보조금의 부정 수급 및 횡령 의혹으로 물의를 빚었던 한국패션산업연구원(영남일보 4월17일자 16면 보도)이 이번엔 연구개발비를 부정수급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패션연 간부들이 정부 연구개발(R&D) 과제의 책임자를 부당한 방법으로 교체해 연구수당을 가로챘다는 것.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를 연구개발비 부정수급으로 보고 자체 조사를 마친 뒤 경찰과 산업통상자원부에 이첩했다.

14일 익명을 요구한 패션연 퇴사자가 제보한 자료와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 검색 결과를 대조한 결과,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9개 정부 R&D 과제의 최초 연구책임자가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출산과 3책5공제(신청 과제의 총괄 책임자 동시 수행과제 3개 초과 불가, 참여 연구원 동시 수행 과제 5개 초과 불가) 등 5건을 제외한 나머지 14건의 책임자 변경은 산업기술혁신사업 기술개발평가관리지침에 위배된다. 이 지침에 따르면 책임자의 변경은 사망과 이민, 퇴직, 수행과제와 무관한 부서로 이동, 과제 수행기간의 4분의 1 또는 6개월 이상 외국 체류 등으로 한정된다. 산업부 연구개발사업 전담기관인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하 산기평)은 지침에 따른 심사를 통해 연구책임자 변경 요청을 승인하도록 돼 있다. 패션연 내부규정인 연구업무관리지침에도 과제 연구책임자는 연구업무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원장이 결정하도록 돼 있다. 연구책임자가 연구과제 수행 중 변경사유가 발생하면 원장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14개 R&D 과제 최초 연구책임자는 특별한 사유 없이 변경됐다는 게 제보자들의 주장이다. 패션연의 연구책임자 변경요청에 대해 산기평과 산기원은 형식적인 심사만으로 승인해줬고, 패션연에서는 연구업무심의위를 열지 않고 연구책임자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도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패션연에서는 연구업무심의위가 2014년 단 한차례만 개최됐다. 이런 방식으로 수행한 14개 R&D 과제의 비용은 16억1천46만원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 R&D 과제 수주에 공을 들인 최초 연구책임자들은 행정부서로 전보됐고, 연구개발사업에 경험이 없는 직원들이 연구책임자로 인사 발령됐다는 것.

제보자들은 당시 정부 R&D 과제 총괄 책임을 맡은 패션연 본부장급 간부들의 연구수당을 챙기기 위해 연구책임자를 변경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패션연의 연구수당 기여율 평가 자료에서도 과제 기회 기여도 점수와 업무 비중이 이들 변경된 연구책임자와 연구본부장에게만 지나치게 높게 배정됐다. 이렇게 챙긴 연구수당과 기술료는 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제보자들은 추정했다. 근거는 제보자들이 제공한 녹취록과 카카오톡 대화에 남아 있다.

타 전문연 관계자는 “정부 R&D 과제의 공로를 보면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최초 연구책임자의 기여도가 가장 높다. 정부 과제를 따낸 최초 연구책임자보다 과제 수주 이후 변경된 연구책임자의 업무 비중을 높인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연구원들의 의지를 꺾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일단 상황을 파악 중이다. 사실로 밝혀지면 관련 규정에 따라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연 관계자는 “자료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현재 내부적으로 확인 중이다.”고 말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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