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인당 간편결제 서비스 평균 3개 사용…70대 이상 1.1% 불과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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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16 07:55  |  수정 2019-05-16 07:55  |  발행일 2019-05-16 제21면
모바일 금융시대 명암
20190516

계좌번호를 묻지 않아도 상대방의 전화번호만 알면 송금할 수 있는 시대다. OTP(1회용 비밀번호 생성기) 카드가 없어도 돈을 보낼 수 있다. 스마트폰에 지문만 찍으면 된다. 최근 몇 년 새 국내 간편송금은 굉장히 편리해졌다. 빠르고 편한 결제수단을 마다할 사람은 없다. 간편송금 시장은 1년 새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며 하루 평균 송금액 1천억원을 훌쩍 넘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젊은 층에서나 통한다. 60대 이상 고령자들에게 간편송금은 먼 나라 이야기다.

20대는 절반 가까이 간편송금 써
간편송금 시장 1년새 2배 성장
하루 평균 송금액 1천억원 넘어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폐지 후
간편결제 이용액 80조 198% ↑

오프라인선 81%가 ‘삼성페이’
신용카드 단말기로 인식돼 편리


◆80조원 규모 간편결제 시장

한국은행이 지난달 3일 발표한 ‘2018년 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토스·카카오페이·페이코 등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계좌이체를 하는 간편송금 서비스 하루평균 이용실적은 141건으로 1년 전보다 102.5% 늘었다. 이용금액은 1천45억원으로 194.1% 증가했다. 2015년 3월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 이후 본격화된 간편송금 서비스 이용건수와 이용액은 2017년부터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인기를 반영하듯 간편송금 시장을 주도하는 ‘토스’ 가입자는 이미 1천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국내 간편결제 시장도 커졌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17일 발표한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현황을 보면 간편결제 이용액은 2016년 26조8천808억원에서 2018년 80조1천453억원으로 198%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43개사에서 간편결제 서비스 50종을 제공하는 것을 감안한 가입자 수는 단순 중복으로 합산했을 때 1억7천만명으로 나타났다. 국민 1명당 간편결제 서비스를 3개씩은 사용한다는 뜻이다.

각종 페이 등장에 따른 사용자 확대로 카드 기반의 간편 결제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하루 평균 이용실적(392만건)은 전년에 비해 87.5% 늘었다. 하루 평균 이용금액(1천260억원)도 86.2% 증가했다.

전자지급결제대행서비스(PG) 이용실적은 1년 전보다 25.8% 증가했다. PG서비스는 전자상거래에서 구매자에게서 대금을 받아 판매자에게 최종 지급되도록 지급결제정보를 송·수신하거나 그 대가를 정산 대행하는 등의 서비스다. 온라인 쇼핑이 전년보다 20.7% 증가하면서 PG서비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카드 서비스를 중심으로 PG 이용 실적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간편송금 증가의 영향으로 선불전자지급서비스도 지난해 하루 평균 1천635만건, 이용금액 1천428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9.1%, 116.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온라인 유통망 꽉 잡은 대형 e커머스 페이

간편결제란 신용카드 등 결제정보를 앱이나 웹에 미리 등록하고 간편한 인증(생체인증, 간편 비밀번호 등)만으로 결제하는 방식을 말한다. 결제 수단(신용카드, 은행계좌 등)과 결제 처리 방식(마그네틱, QR코드 등)에 따라 유형이 나뉜다. 업권별로는 은행(11종), 카드사(9종), 전자금융업자(28종), 단말기제조사(2종) 등이 있다. 시장이 형성된 지 이제 4년째 접어든 간편결제 시장에서 아직 독과점은 없다. 전통적으로 결제 업무를 맡아온 기존 은행과 카드사, 아이디어를 내세운 핀테크(금융+기술) 업체, 유통·제조사까지 경쟁이 벌어지는 구도다.

결제 규모는 전자금융업자 결제액이 30조9천억원으로, 전통적으로 결제 업무만 맡아온 카드사(27조1천억원) 페이보다 크다. 이어 삼성·엘지(LG)페이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사들 비중이 20조7천억원이었고, 은행은 1조4천억원에 그쳤다.

개별 서비스로는 온라인 유통망을 지배하는 대형 이커머스 페이의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 결제액 기준 1위는 옥션과 지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페이’, 2위는 ‘네이버페이’, 3위는 쿠팡 ‘로켓페이’ 순이었다. 80조원 시장 중 3개 페이가 차지하는 시장이 16조2천억원으로 약 20%를 차지했다. 이것 역시 온라인쇼핑 시장 성장세와 함께 2016년(3조7천억원·12%)에 비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오프라인 간편결제도 전체 시장의 24.4%(19조5천424억원)를 차지했다. 여러 페이 가운데 삼성페이(81.6%)가 1위며, 바코드 방식은 12.3%에 불과했다. 삼성페이의 경우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고, 가맹점에서는 별도 작업 없이 MST(마그네틱보안전송) 방식을 이용해 기존 신용카드 단말기에서 삼성페이를 인식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토스와 카카오뱅크…“노인들은 몰라”

카카오페이와 토스 등 간편송금 업체에 쌓인 선불 충전금은 2천억원에 달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말 기준 미상환잔액은 1천298억8천900만원으로 나타났다. 2017년 말 375억5천800만원에서 1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어났다. 미상환잔액은 고객이 선불로 충전한 금액 중 아직 쓰지 않고 계정에 남겨 둔 돈을 말한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토스의 미상환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586억600만원이었다. 이 밖에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 간편송금 업체에 쌓인 미상환잔액을 모두 합하면 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어두운 단면도 존재한다. 간편결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노인들 얘기다. 간편결제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그만큼 고령층은 소외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일 내놓은 ‘2018년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고령층의 간편송금 이용률은 저조했다. 50대는 10.9%, 60대는 1.3%, 70대 이상은 1.1%였다. 반면에 20대(49.5%)와 30대(44.3%)는 절반 가까이가 간편송금을 이용했다. 이는 한은이 전국 성인 2천597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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