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달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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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17

지난 11일 대구집회에서 ‘달창’이란 발언을 한 나경원 의원.
이번주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뉴스검색어·토픽 상위그룹에는 ‘달창’이 도배되다시피 했다. 더불어 ‘나경원 달창’ ‘문빠 달창’이 오르내렸다.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과 창녕군 성산면 경계에 있는 ‘달창저수지’도 덩달아 검색어에 등장했다.

명사로 ‘달창’은 닳거나 해진 신발의 밑창이란 뜻이다. ‘달창나다’라고 하면 ‘동나다’ ‘떨어지다’ ‘바닥나다’란 의미다.

‘달창’이 핫 이슈가 된 건 지난 11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달창’발언 때문이다. 그는 ‘달창’이란 의미를 모른 채 썼다고 해명했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앞서 ‘반문특위’ 발언과 맥락이 닿아있는 막말 수준이요, 언어폭력이 아닐 수 없다.

나 원내대표가 직접 언급한 ‘달창’은 ‘달빛+창녀단’의 준말이다. 즉 ‘달(Moon)’은 문(Moon) 대통령을 의미하는데, ‘문 대통령을 위해서라면 몸까지 파는 집단’이란 혐오의 표현이다.

극보수성향 커뮤니티인 일베저장소, 국내야구 갤러리 등이 문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는 10~30대 여성(달빛기사단)을 비하하는 용어로 달창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나 의원이 옮겨 말한 것이다.

15일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여성 의원들이 ‘달창’발언을 두고 ‘나경원 사퇴’와 ‘야당죽이기’라며 서로 충돌했다. 나 의원은 여기에 더해 영화 어벤져스에 나오는 악인 ‘타노스의 장갑’에 빗대어 ‘문노스의 장갑’으로 문 대통령을 공격했다. 그러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까지 나서 “뜻을 모르고 사용했다면 더욱 큰 문제일 수 있고, 뜻을 알고도 사용했다면 극히 부적절한 처사"라며 나 의원의 달창 발언을 비판했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가세했다. 이 매체는 15일 ‘철면피의 극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나경원이 달창이라는 비속어를 마구 외쳐댔다가 민심의 뭇매를 맞고 있다. 정치를 한다는 사람치고 뜻도 모르는 말을 되는 대로 마구 한다는 것은 너무도 상식 밖의 일”이라며 “가마 속의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창녀와 정치인을 연관시켜 ‘지조론’를 설파한 원조는 시인 조지훈이다. 정치를 하거나 하겠다는 사람이라면 무릇 조지훈의 ‘지조론’을 가까이 두고 말과 행위에 유의해야 한다.

(중략)~“지조와 정조는 다같이 절개에 속한다. 지조는 정신적인 것이고, 정조는 육체적인 것이라고 하지만, 알고 보면 지조의 변절도 육체 생활의 이욕에 매수된 것이요, 정조의 부정도 정신의 쾌락에 대한 방종에서 비롯된다. 오늘 정치인의 무절제를 장사꾼적인 이욕의 계교와 음부적 환락의 탐혹이 합쳐서 놀아난 것이라면 과연 극언이 될 것인가.”~(후략)

박진관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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