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폭염과의 전쟁’ 선제 대응으로 피해 최소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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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17   |  발행일 2019-05-17 제23면   |  수정 2019-05-17

지난해 사상 최악의 폭염이 덮친 데 이어 올해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여 선제적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직 5월 중순인데도 대구경북의 낮 최고기온이 30℃를 웃도는 등 벌써부터 초여름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에서는 이틀연속 폭염주의보까지 발령됐다. 기상청은 올여름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이동성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운 날씨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때 이른 무더위에 지방자치단체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대구시는 오는 20일부터 9월30일까지 폭염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인명·재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 대책을 마련했다. 재난 도우미 3천100여명을 투입해 폭염 취약계층을 돌보고, 경로당과 금융기관 952곳을 무더위 쉼터로 운영한다. 32곳에 쿨링포그, 34곳에 스마트 그늘막을 설치하는 등 폭염 경감시설도 대폭 확충한다.

내륙의 분지 지형인 대구는 ‘대프리카’로 불릴 만큼 여름철 무더위로 인한 고통과 피해가 어느 지역보다 크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낮 최고기온이 33℃를 넘어선 날이 40일이나 돼 전국평균 31.5일을 훨씬 웃돌았다. 밤 사이 기온이 25℃를 웃도는 열대야를 보인 날은 26일로 전국 17.7일보다 많았다. 온열질환자도 122명이 발생해 2명이 숨졌다. 경북지역에서도 지난해 312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 10명이 사망했다. 가축·어패류 폐사와 농작물 고사로 인한 피해도 180억원에 달했다. 무엇보다 찜통더위가 계속되면 가장 고통을 겪는 사람은 쪽방촌 거주자, 홀몸노인, 노숙인,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다. 이들은 에어컨은커녕 선풍기도 없이 좁고 폐쇄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등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지자체와 복지기관 등이 나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사회안전망도 확충해야 한다.

지구온난화 여파로 여름철 폭염은 일상이 되다시피했다. 더구나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기상재해 가운데 인명피해가 가장 많은 것이 폭염이다. 정부도 지난해 9월 재난안전법을 고쳐 폭염을 자연재난에 포함시킬 정도로 이미 개인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섰다.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항구적이고 상시적인 대비체계를 갖춰야 할 때다. 대구시 역시 폭염도시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털어내고 폭염을 자산으로 삼아 폭염대응 선도도시로 거듭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체계적인 폭염연구를 통한 중장기적인 대책 수립은 물론 폭염대응 산업 육성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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