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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따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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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18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 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메이뇨/ 내 어머니 가신 나라 해 돋는 나라’

일제강점기 발표된 동요 ‘따오기’는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국민동요다. 아동문학가 한정동 선생이 192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발표한 동시에 작곡가 윤극영 선생이 곡을 붙였다. 향토적인 서정과 애잔한 가락이 중장년 세대에게는 유년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곡이다. 당시 일제는 나라 잃은 민족의 애틋한 감정을 노래한 것으로 간주해 부르는 것을 금지하기도 했다. 참고로 발표 당시의 제목은 ‘따오기’가 아니라 ‘당옥이’였다. ‘당옥이’는 19세기에 따오기를 일컫던 ‘다오기’에 ‘ㅇ’이 첨가된 어형으로 북한어라고 한다. 다오기는 19세기 중반 이후 따오기로 변했다. 16세기 문헌에는 ‘다와기’로 나와 있다.

황새목 저어샛과의 대형 물새인 따오기는 6·25전쟁 전만해도 우리나라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었다. 19세기 말 폴란드 조류학자 타차노브스키는 서울 근교에서 약 50마리의 따오기 무리를 발견했을 정도다. 하지만 따오기는 무분별한 남획과 환경오염, 농약 사용에 따른 먹이 감소, 습지와 산림 파괴 등으로 급속히 사라졌다. 우리나라에서는 1979년 파주 비무장지대에서 국제두루미재단의 조지 아치볼드 박사가 관찰한 것을 끝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다행히 중국에서는 1981년 산시성 양현에서 야생 따오기 7마리가 극적으로 발견돼 복원에 성공했다. 현재는 3천여마리가 산시성 일대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2008년 한중정상회담 때 후진타오 주석이 한 쌍을 기증해 복원 노력이 시작됐다. 2013년에는 시진핑 주석이 수컷 두 마리를 추가로 기증하면서 복원작업이 본궤도에 올라 지금은 363마리로 늘어났다.

환경부와 문화재청, 창녕군은 복원에 성공한 따오기 40마리를 오는 22일 창녕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방사한다. 동요 속에서 추억으로만 남아있던 따오기 울음소리를 마침내 자연에서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내에서 멸종한 지 40년, 중국에서 도입한 한 쌍으로 복원에 나선 지 10년 만이다. 하지만 따오기 방사가 마냥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금도 지구촌의 생물은 20분마다 한 개체씩 사라지고 있다.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것은 쉬어도 복원은 얼마나 어려운지 따오기 방사를 계기로 깨달았으면 한다. 배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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