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경영·적자누적… 존폐 위기 몰린 청송사과유통공사

  • 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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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20 07:38  |  수정 2019-05-20 07:38  |  발행일 2019-05-20 제8면
작년 구성된 새경영진마저 사의
적자 6억원대로 자본금의 28.5%
농민들 “주산지 명예 실추” 비난

[청송] 청송사과유통공사(이하 유통공사)가 존폐 위기를 맞고 있다. 유통공사는 지난해 경영진 비리 등에 따라 새 경영진을 구성했으나 경영부실·적자누적으로 최근 경영진이 사의를 나타내면서 좌초 위기에 놓였다. 농민들은 “사과 주산지 명예를 실추시킨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청송군에 따르면 2011년 8월 군 예산 81.2%와 민간인 투자 18.8%로 설립된 유통공사는 청송사과 명성에 걸맞은 청송사과 출구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설립 첫해 생산량의 10%인 4천600t을 처리해 3억여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이후 2017년까지 해마다 1억원 이상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또 전국농산품평가에서청송사과가 7년 연속 대상을 받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경영진 비리로 어려움에 빠지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청송사과 생산량은 6만2천여t이었으나 유통공사를 거쳐간 사과는 3천700여t으로 6%에 불과했다. 2018년 결산 결과 누적 적자가 6억3천257만원으로 총 자본금 22억2천여만원의 28.5%에 이르렀다. 최근 경영진의 사의로 6명의 직원만 남아 사실상 폐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4년 12월~2017년 1월 유통공사 전 사장의 횡령 등 비리가 알려지면서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유통공사에 대한 신뢰 추락은 물론 상품관리 소홀과 질좋은 사과 미확보로 높은 수익을 창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업인들은 경영부실을 꼽았다. 행정안전부가 해마다 전국 241개 지방공기업을 상대로 실시한 경영평가에서 청송사과유통공사가 2년 연속 최하위 등급(마)을 받았기 때문이다. 유통공사는 적자누적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공헌사업이 전무한 데다 유통·판촉활동이 부실했기 때문에 최하위등급을 받았다. 리더십·경영시스템·경영성과·사회적가치·정책준수 등 행정안전부 5개 분야 25개 평가기준 모두 부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과재배 농민들은 어떤 형태로든 공사 존립을 바라고 있다. 지난해 경북능금조합에 위탁운영하기로 했다가 농민들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청송군은 공사 체제를 유지하느냐, 다른 방식으로 운영 체계를 바꾸느냐를 놓고 고민 중이다. 향후 공사 운영 방향에 대한 청송군과 청송군의회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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