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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북한은 디지털 전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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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20


(Digital Transformation)

북한은 먹는문제 해결보단

지식경제사회 편입에 열중

전국단위 인트라넷 완성 등

첨단기술 발전에 총력 태세

대북정책 개념도 변화 필요

박문우 한국정보화진흥원 수석연구원북한학 박사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 평화의 시계는 멈췄다. 김정은은 4월11일 최고인민위원회 시정연설을 통해 미국의 입장변화를 압박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지속적인 국제 제재에 대비한 ‘자력갱생’을 강조하였다. 뿐만 아니라, 4월25일 조선인민군 창건 87주년 기념일을 전후해서는 군사행보도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이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의사가 있음을 확인하는 한편 북한에 대해서는 제4차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였다. 또한 최근 악화되고 있는 북한의 식량난 지원을 위한 인도적 식량지원을 준비하는 등 멈춰 선 한반도 평화의 시계를 돌리기 위한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다시 시작하였다. 반면 북한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우리 정부의 정상회담 제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대신, 지난 4일 강원도 원산 인근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방사포를, 9일에는 평안북도 구성지역에서 270㎞와 420㎞를 비행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군사적 카드를 꺼내 들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의 인도적 지원카드에 대해 “공허한 말치레와 생색내기”라며 적극적인 남북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명확하다. 단계적 비핵화와 이에 상응하는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다. 이를 통해 경제발전과 정상국가로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우리 정부에 대해서는 경제발전을 위해 다양한 협력사업과 이를 통한 기술과 자금지원을 바라고 있다. 물론 이 모든 근간에는 김정은체제에 대한 인정과 체제 전복 위험 제거가 바탕이 된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지식경제사회로의 발전전략을 펼쳐왔다. 이는 정보기술, 나노기술, 생명공학과 같은 핵심기초기술과 첨단과학기술을 융합해 국가 전 분야에 적용하자는 것으로, 우리가 이야기하는 ‘4차 산업혁명’과도 유사하다. 4차 산업혁명은 범용기술로서의 ICT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빅데이터(BigData) 등 지능정보기술로 촉발되는 과학기술과 경제·산업뿐만 아나라 사회 전반의 변화와 혁신을 말한다.

북한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국가과학원의 분야별 연구분원, 김일성종합대학 그리고 김책공업종합대학 연구소에서 나노기술, 로봇기술, 양자통신, 인공지능 등 지능정보기술에 관한 연구와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한편 생산현장에서는 과학기술 적용을 통한 자동화·현대화 지원을 위해 ‘과학자, 기술자돌격대’ 파견은 물론 ‘모범과학기술보급실’을 전국 150여개 생산단위에 설치하였다. 교육현장에서도 VR를 이용한 교육과 원격교육을 확대하고 있으며, ICT를 적용한 원격진료도 확대해 가고 있다. 최근에는 전자상거래 확대는 물론, 금융분야에서의 블록체인 기술적용을 위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김정은은 제4차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2013~2017)을 통해 IT, BT, NT, 신소재, 신에너지, 우주 등 첨단기술 발전을 강화하고, ‘인민경제의 주체화, 현대화, 정보화, 과학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하고, 지식경제시대의 요구에 맞게 북한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북한사회의 디지털화를 위해 전국단위의 인트라넷(국가망)을 완성하고, ‘과학기술전당’을 중심으로 전국의 거의 모든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들을 연결하였다. 또한 ‘만방’이라는 IPTV 서비스를 시작하여 방송콘텐츠의 디지털화도 시작하였다. 다양한 교육자료와 국가 DB도 디지털화하여 ‘판형콤퓨터’(태블릿PC)는 물론 스마트폰을 통해 서비스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북한은 국가사회 전반에 걸쳐 4차 산업혁명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다양한 지능정보기술의 발전과 적용으로 국가사회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먹는 문제’ 해결이 북한사회의 첫 번째 문제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김정은의 북한은 지식경제사회로의 편입을 준비하고 있으며, 그 발목을 잡고 있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해결코자 미국과 핵카드를 가지고 게임 중에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도 산업혁명시대의 개념에서 벗어나 지능정보사회에 걸맞게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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