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자 유독물 창고부터 확인…신속공조로‘제2 불산사태’막아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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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21   |  발행일 2019-05-21 제6면   |  수정 2019-05-21
구미1産團서 큰 불
소방당국이 진압시작하는 동안
市·화학방재센터 직원 선제대응
경찰관은 화재현장주변 교통통제
기업체도 자체 소방인력 손 보태
불나자 유독물 창고부터 확인…신속공조로‘제2 불산사태’막아
20일 오전 구미시 공단동 한 전자부품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이 불로 인근 공장 등 모두 10곳이 피해를 입었다. 소방당국은 인력 300명과 소방차 등 57대를 동원해 진화에 나서 화재 발생 4시간40분만인 오전 8시16분쯤 불길을 잡았다. 연합뉴스

20일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는 소방·경찰·행정 당국과 기업의 유기적 협력이 없었다면 자칫 유독물 누출 등 큰 재난으로 이어질 뻔했다.

이날 오전 3시36분쯤 구미 공단동 영진아스텍 2공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신고를 받은 구미소방서·특수구조대·중앙119구조대는 즉시 현장으로 출동했다. 오전 3시44분 소방당국이 도착했을 때 이미 공장 곳곳에 불이 번진 상태였다. 구미소방서 현장대응단이 곧바로 각종 장비를 이용해 화재 진압을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구미화학합동방재센터와 구미시청 환경보전과 직원들이 영진아스텍 2공장과 붙어 있는 원진실업으로 이동했다. 원진실업은 유독물질인 불산 100t·과산화수소 8t·질산 40t을 보관하고 있었다.

불이 원진실업 건물로 옮아붙을 경우 자칫 ‘제2 불산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 ‘일촉즉발’ 위기 상황이었다. 소방당국은 즉시 유독물질 보관창고로 가서 누출이 되지 않도록 철저히 방재 작업을 펼쳤다. 또 지게차를 이용해 유독물질이 담긴 드럼통 수십개를 공장 밖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김형순 구미시 환경보전과 계장은 “당시 바람이 원진실업 반대편으로 불어서 불이 옮아붙진 않았지만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유해화학물질 누출이 없음을 확인한 소방당국은 오전 4시32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그러나 계속된 바람으로 불길이 잡히지 않았다. 급기야 인근 공장으로 불이 번졌다. 이에 소방당국은 오전 5시7분쯤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이후 구미시가 동원한 포클레인을 이용해 현장을 수습하는 등 진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불은 오전 8시16분쯤 완전히 잡혔다.

한편 이번 구미 공장 화재 진압에선 각 분야별로 협업이 잘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방당국은 적외선 촬영이 가능한 드론을 활용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화재 진압을 했다. 또 유독물 취급업체인 원진실업쪽으로 불이 번지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을 했다. 구미시청은 포클레인·지게차·모래 등 현장에서 필요한 장비의 수급이 원활하도록 노력하는 한편 피해 상황을 SNS를 통해 신속히 알렸다. 또 구미경찰서는 현장 주변 교통을 통제하는 등 화재 진압을 도왔다.

특히 이번 화재 현장에선 기업체 자체 소방대의 참여가 빛났다. 구미소방서 소방안전협의회에 소속된 삼성전자·LG·효성·코오롱 등 기업체는 자체 소방대 인력과 장비를 화재 현장으로 보내 진화를 도왔다.

구미=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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