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점검받았다던 부산대 미술관 외벽 붕괴…미화원 날벼락

  • 입력 2019-05-21 00:00  |  수정 2019-05-21
지은 지 26년, 정밀안전진단 대신 육안점검…B등급 진단에 별다른 조치 안 해
학생들 "사고 이전부터 곳곳에 벽돌 빠지고 건물 벽에 금 가"

 부산대에서 26년 된 건물 외벽 마감재인 벽돌 수백개가 갑자기 떨어져 60대 미화원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동안 건물이 노후해 불안하다는 지적에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던 부산대는 사고가 나서야 뒤늦게 정밀안전진단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21일 오후 2시 10분께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예술대학 미술관 건물 외벽 벽돌이 갑자기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마침 건물 아래에 있던 미화원 A(68)씨가 떨어진 벽돌 더미에 깔려 그 자리에서숨졌다.


 2014년 부산대 환경미화원으로 직접 고용돼 5년째 근무하던 A씨는 이날 미술관 주변 청소를 하던 중 변을 당했다.
 사고 당시 굉음에 미술관을 비롯해 인근 건물에서 수업 중이던 학생 수백명이 긴급대피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경찰은 5층 건물인 미술관 한쪽 벽면 중 4∼5층 벽돌 수백개가 한꺼번에 떨어져A씨가 미처 피할 겨를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시 주변 조형관 등지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던 중 사고를 목격했다.


 한 목격자는 "갑자기 우르릉∼하는 굉음이 들려 창문을 보니 벽돌이 마구 떨어져 있고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며 "건물 1층 주변은 마치 폭탄을 맞은 듯 벽돌이 널브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벽돌이 무너진 미술관은 1993년 3월 준공돼 지은 지 26년 된 건물이지만 학생들이 체감하는 노후도는 상당했다.

 평소 미술관에서 수업을 듣는 한 학생은 "외벽 벽돌이 울퉁불퉁하고 빠진 곳도 있었고, 베란다 등 건물 일부에서 금이 가 페인트로 덧바른 흔적도 보였다"며 "주변건물 중 미술관이 가장 오래돼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6∼12월 미술관 건립 이후 처음 맨눈으로 살피는 정밀점검을 한 학교 측은 "건물 연한이 30년이 되지 않아 정밀안전진단 대신 정밀점검을 했다"며 "즉각 조치가 필요하지 않은 B등급이 나와 미술관에 별다른 보수 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사고가 난 미술관을 임시 폐쇄한 뒤 정밀안전진단을 할 예정이다.
 또 건물 폐쇄 기간에 미술관에서 진행될 수업은 다른 건물에서 하기로 결정했다.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부산대 학생들은 미술관 외에도 외장재를 벽돌로 사용한 다른 낡은 건물이 많다며 학교 측에 안전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현장 주변을 통제한 채 추가 피해자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학교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건물 4∼5층 외벽 벽돌 수백장이 한꺼번에 떨어진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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