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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블로거 부러워?…일본서 '팔로워 매매'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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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23


1만명 넘으면 광고의뢰 들어와 '쏠쏠한 벌이'

팔로워 뻥튀기 잡는 장치도 등장…광고주, '팔로워 내역' 요구

 SNS 전성시대를 맞아 가치관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파워 블로거들이 여론형성이나 상품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돈보다영향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내달 일본에서 발매될 보드게임(보드위에 말이나 카드를 놓거나 움직이며 즐기는 게임)인 '인생게임+레이와(令和)판'의 캐치프레이즈는 "인생의 가치는 영향력"이다.


 파워블로거가 되면 언론이 다투어 다루는 것은 물론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의 광고요청이 쇄도한다. SNS를 통한 입소문이 주요 광고수단으로 등장하면서 블로거 간 팔로워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사이버에이전트가 115개 광고주 기업을 대상으로 작년에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기업의 절반 이상이 파워블로거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로거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기준은 말할 것도 없이 팔로워 수다. 그런데 일부 파워블로거들은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돈을 주고 사는 방법으로 팔로워 수를 부풀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NHK에 따르면 30대의 한 여성 파워블로거는 6천 엔(약 6만 원)을 주고 팔로워 1만명을 사들였다. 유명 패션잡지의 모델로 일하던 그는 파워블로거가 돼 용돈이라도 벌어볼 생각으로 2년 전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기업에 파워블로거를 소개하는 회사에 등록하고 활동을 시작했지만, 화장품이나 일용품 선전의뢰밖에 들어오지 않아 해당 상품은 받았지만 벌이는 되지 않았다. 블로거 사이에서는 '팔로워 1만명'이 파워블로거의 기준으로 통한다. 팔로워가 1만명을 넘으면 그런대로 일감이 들어온다고 한다.


 이 여성은 우선 자기에게 관심을 가져줄 만한 사람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달거나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팔로워를 늘리려 했지만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한 달에 기껏해야 100명 정도여서 전체적으로 1천명을 겨우 넘는 데 그쳤다.


 그러던 차에 친하게 지내던 모델로부터 우연히 '인터넷에서 팔로워를 살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놀라서 팔로워가 많은 다른 선배 모델의 계정을 보니 외국인 팔로워가 유독 많았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비슷했다.


 꺼림칙했지만 "다들 하는데" 싶어 친구에게 판매사이트와 구매방법을 물어 6천엔에 1만명을 샀다.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온통 외국인 팔로워였다.

 
 인스타그램은 자기 계정이면 어느 나라 팔로워가 많은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여성의 경우 브라질이 40%,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각각 10%가 좀 넘고 일본인은 4%에 불과했다.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1년간 통틀어 몇 차례 오지 않던 광고의뢰가 팔로워를 구입한 후부터 한 달에 몇건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화장품, 건강보조식품은 물론 그동안 없던 패션 관련 광고의뢰도 들어왔다. 기업 행사장에 초청받기도 했다.


 보수는 사진을 한번 게시할 때마다 수천 엔~1만엔 선. 유력 화장품 회사에서는 1만 엔이 넘는 고급상품을 받기도 했다. 개중에는 "상품을 '증정받았다'는 걸 밝히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기업도 있었지만 요구하는 대로 들어 주었다.
 그의 현재 팔로워는 약 3만명이다. 팔로워를 판매한 사이트 측은 "3개월 보증"을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3개월이 되기 전에 서서히 줄어들어 요즘은 일정한 수를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팔로워를 사들인다.


 "벌이를 위한 일종의 등록료로 생각한다. 월 몇천엔의 등록료로 충분히 본전을 뽑고 있다. 아무리 많이 구입해도 내 인기가 높아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일감은 온다"고 했다.


 이런 식으로 팔로워 수를 부풀리는 파워블로거가 대체 얼마나 될까.
 광고주인 기업과 파워블로거를 연결해주는 서비스인 'Woomy'를 운영하는 에이지온은 전용 장치를 개발해 수상한 계정 파악을 시도하고 있고 상당히 높은 확률로 수상한 계정을 잡아내고 있다.


 이런 블로거를 활용한 기업은 광고효과는 거두지 못한 채 돈만 날리게 된다. 실제로 팔로워가 4만명이라며 화장품을 SNS에 게시하는 조건으로 4만엔을 받아간 한 파워블로거의 경우 광고주가 타깃으로 한 '일본인 여성' 팔로워는 '고작 400명' 정도다. 나머지는 모두 외국인, 그것도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아 기대한 광고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일부 광고주들은 최근 이런 사정을 파악하고 '여성 팔로워가 많을 것', '여성의 '좋아요'가 몇건 이상'과 같은 조건을 붙이기 시작했다. 팔로워의 남녀 비율과 국가별 팔로워 수 제시를 요구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앞서 언급된 여성 파워블로거도 팔로워의 남녀 비율을 제출한 기업에서는 일감이 오지 않게 됐다고 한다.
 인스타그램 운영사인 페이스북은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서 팔로워 매매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기는 이용자의 계정은 폐쇄한다는 입장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