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 한국 제조업 위기 개성공단 재개로 돌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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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24   |  발행일 2019-05-24 제22면   |  수정 2019-05-24
중국에 수출경쟁 밀리면서
우리 경제는 저성장구조로
위치·무관세·양질의 노동력…
장점을 고루 갖춘 개성공단
경협통한 제조업 부활 엔진
[경제와 세상] 한국 제조업 위기 개성공단 재개로 돌파하자

정부가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공단 내 기업자산(공장, 설비 등) 점검을 위한 방북을 승인했다. 2016년 2월 전면중단 이후 3년4개월 만에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개성공단을 방문하게 되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자산점검 방문은 사실 안보리 제재와 상관없이 가능한 일이었다. 개성공단 자산점검 방문은 재산권 행사 차원의 국민기본권 문제이다. 늦었지만 이번 방문으로 개성공단 기업과 영업소 등 200여 업체 관계자들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기를 소망한다.

모든 개성공단 기업, 영업소들은 개성공단 재개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으며 공단이 재개되면 100% 재입주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실은 기존 기업뿐 아니라 공단이 재개되면 개성공단에 신규 입주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너무 많다. 한국경제 제조업의 위기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 한국경제의 구조적 저성장 문제는 바로 제조업의 위기와 맞물려 있다. 제조업의 위기 속에서 더 이상 국내에서 버틸 수 없어 동남아 등 외국으로 투자를 생각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사실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에 지극한 관심을 가지고 개성공단이 열리면 입주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 이처럼 남북경협이 확장될 수 있는 주체적 조건과 객관적 여건이 이미 충분히 만들어져 있다.

한국경제 제조업의 위기는 구조적 저성장 위기의 또 다른 표현이며 그것은 수출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유발한다. 그런데 한국 제조업의 위기는 국내적 차원의 정책이나 처방으로 극복될 수 없는,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오래된 구조의 문제이자 기초체력이 약한 영세한 제조업들 일반의 문제이다. 제조업의 위기를 지표로 보면 국내 1천362개 상장사 중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지불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15%에 달한다. 제조업 평균가동률과 중소제조업 재고지수 등도 제조업 위기가 심화됨을 나타낸다. 한국 제조업의 위기가 발생한 대외적 조건을 보면 가장 큰 이유가 제조업의 국제경쟁력 하락, 즉 수출경쟁력 약화이다. 수출경쟁력 약화의 직접적인 배경, 원인은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한국 제조업을 추월해서 발생했다. 독일, 일본, 미국 다음의 제조업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던 한국이 중국에 추월당한 지 오래이고 그 격차는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1980~90년대 한국경제의 엄청난 시장이었던 중국은 이미 한국의 전체 제조업을 추월한 거대한 공룡이 되어버렸다. 이처럼 지난 30년간 매년 10% 이상씩 고도경제성장한 중국경제가 한국경제를 추월하고, 수출시장에서 우리 제품들이 중국제품에 밀려 안 팔리기 때문에 수출중심의 경제구조인 우리 경제가 저성장 구조화라는 위기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현 상태로는 한국 제조업의 수출경쟁력 회복은 어렵다.

중국에 수출경쟁력이 밀려 발생한 한국경제의 구조적 저성장 문제, 일자리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구조적 방법이 있다. 바로 남북경협이다. 남과 북의 경제협력은 중국을 추월할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제조업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 남북경협의 상징으로 개성공단에서 이미 14년간 경험적으로 체험해 본 결과다. 한국의 제조업 기업들에 개성공단과 경제적 비교우위를 다툴 수 있는 공단은 없다. 개성공단은 단연코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진다. 세계최고의 품질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는 양질의 노동력이 월 15만원이면 된다. 원·부자재가 들어가고 완제품이 나올 때 관세가 붙지 않는다. 물류는 서울에서 1시간 거리다. 무엇보다 같은 말을 사용하고 같은 음식을 먹으며 민족적 정서와 감정이 우리와 똑같다. 게다가 북측 노동자들은 이직을 하지 않는다. 이직률 제로에 가깝다. 한국의 제조업기업들에 이만한 공단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경제번영과 남북평화의 실질적 구현이 개성공단과 같은 남북경협에서 이루어진다.

답은 나와 있다. 퍼주기가 아닌 압도적 퍼오기의 상징인 개성공단 재개로 한국제조업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평화가 경제이고 평화가 밥이다. 개성공단 재개가 바로 국민행복의 첫걸음이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 지원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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