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언행의 품격 잃은 정치인 자성 없으면 퇴출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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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24   |  발행일 2019-05-24 제23면   |  수정 2019-05-24

정치인의 언행이 문제다. 국회의원들의 막말은 나아질 기미는커녕 살벌의 도를 더해가고, 국가 지도자급 인사들의 언어와 처신조차 일반 상식을 넘어서고 있다. 종교와 이념의 편향성은 상대에 대한 배려와 포용을 입에 올리기가 무색할 정도로 외곬으로 흐르고, 비판의 언어는 비난을 넘어 인격 살인을 우려해야 할 수위에 이르렀다. 급기야 정치인으로서 유지해야 할 최소한의 금도마저 내팽개치고야 만다. 정치가 막말로 오염되고, 정치인이 부적절한 처신으로 비정상을 드러낸다. 나아가 이처럼 그릇된 언행에 대해 쏟아지는 비판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반성과 사과를 통한 개전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정계에서 강제로 퇴출시키는 게 최선의 방책일 터이다.

정치인, 특히 국회의원의 언어는 어떤 식으로든 정화되지 않으면 정말 곤란하다.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한센병 환자로 비유했다가 파문이 커지자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기는 했지만 기자회견 후 “정치인의 언어가 맥락으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맥락 없는 변명으로 회귀했다. ‘집안 싸움’으로 영일이 없는 바른미래당은 당 지도부 최고위원 사이에 설전을 벌이며 막장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바로 곁에 앉은 손학규 대표를 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하기 때문’이라는 등의 원색적이고 도를 넘은 막말을 쏟아냈다. 명색이 최고위원이라는 의원이 아무리 당내 회의라 하더라도 노인 폄훼성 발언도 모자라 인격 살인성 막말을 서슴지 않으니 기가 막힐 지경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이 최근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서 불교의식을 따르지 않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유감을 표명했는데 정치계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경청할 만하다. 기독교든 불교든 특정 종교 내부 행사에서 특정 의식을 고집하고 순혈주의를 고수하는 것은 결코 나무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종교의 의식에 참석했을 경우에는 최소한의 의례를 표하는 게 합당하다. 상대를 존중하고 상대성을 인정하는 건 종교적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고 오히려 교리에도 부합하지 않은가. 종교 지도자들이 상대의 기념일에 직접 방문해 축하 메시지를 던지는 마당에 정치지도자라면 응당 종교적 포용성을 보여야 마땅하다.

정치인의 품격이 자주 도마에 오르며 질타를 당하곤 한다. 문제는 막말과 부적절한 처신에 이은 판에 박힌 사과가 통과의례처럼 되풀이되고 있지만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이 미흡하기 짝이 없는 현실을 생각하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막말과 막장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정치인은 스스로 단죄를 하거나 아니면 유권자들이 정계에서 은퇴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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