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희 변호사의 청년과 커피 한잔] ‘어벤져스 엔드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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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24   |  발행일 2019-05-24 제38면   |  수정 2019-05-24
슈퍼맨에서 첨단 히어로 아이언맨까지…‘마블 덕후’ 시대
아이언맨 등 흥행 美 MCU 22편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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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엔드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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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일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청년단체에서 가족들과 함께 극장을 대관하여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단체관람했다. 그때 상당히 많은 회원가족이 참여했는데 사은품으로 아이언맨 마스크를 자녀들에게 주었다.

“매일 저녁 그 만화 안에선 언제나 정의가 이기는 세상과 죽지 않고… 보자기를 하나 목에 매고 골목을 뛰며 슈퍼맨이 되던 그때와….” (고(故) 신해철의 ‘The Hero’ 중)

필자가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함께 하던 놀이 중 하나가 슈퍼맨 놀이였다. 다른 히어로와 달리 슈퍼맨의 분장은 너무나 쉬웠다. 신해철이 곡에 담은 것처럼 보자기 하나만 걸치면 바로 슈퍼맨이 되었다. 거기에 삼각 수영복을 옷 위에 걸치면 금상첨화였다. 그렇게 슈퍼맨이 되어서 주먹을 불끈 쥐고 정권지르기를 한 상태에서 온 동네 골목을 뛰어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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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코믹스에서 발간한 만화 ‘어벤져스’ 1화의 표지.

어릴적 보자기 걸치고 변신한 슈퍼맨
친구들과 함께 외쳤던 배트맨 영웅놀이
아이언맨 등 흥행 美 MCU 22편 스토리
韓 영화 신기록 어벤져스 대단원의 막
9개 평행우주, 5천개 캐릭터 연결고리
재미·액션·독특한 세계관 히어로 열광

그리고 슈퍼맨과 함께 했던 히어로는 배트맨이었다. 봉숭아학당의 맹구는 양손을 오케이 한 상태에서 역으로 뒤집어 눈에 붙이며 “배트맨”하고 외쳤다. 어릴 적 필자와 필자의 친구들 역시 함께 어울려 놀 때 이러한 맹구의 모습을 따라하기 바빴다. 그래서 너도나도 “배트맨”을 외치면서 배트맨이 되었던 기억이 있다.

최근 개봉 이전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은 화제의 영화가 있다. 바로 현대 히어로물의 끝판왕(?)을 모아놓은 ‘어벤져스-엔드게임’(이하 엔드게임)이다. 엔드게임은 인피니티 워 이후 인구의 절반만 살아남은 지구에서 마지막 희망이 된 어벤져스가 최강 빌런 타노스와 벌이는 마지막 전투를 그린 내용이다. 이는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약 11년간 이어져 온 인피니티 사가를 마무리하는 마블 시네마티 유니버스(MCU)의 22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그래서 엔드게임은 개봉하기 전부터 한국 영화상 각종 신기록을 수립하기 시작하였고, 매일 새로운 기록을 만드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처럼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어벤져스에 대해서 남다른 사랑을 가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빗대어 만든 신조어가 바로 ‘마블민국’(어벤져스를 만들고 영화화한 제작사 마블스튜디오와 대한민국의 민국을 합쳐서 만든 용어)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어벤져스에 대하여, 그리고 MCU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어벤져스에 대한 관심은 우리나라에서만 국한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의 성적만 놓고 보아도 상당한데, 엔드게임은 아바타를 제치고 전 세계 수익 기준으로 1위를 할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어벤져스 시리즈 역시 모두 10위 안에 포진해 있다. 해외토픽을 보면 어벤져스와 관련한 아이러니한 뉴스들도 있었다. 어벤져스를 이미 본 관람객이 영화를 보러온 다른 사람들에게 큰소리로 스포일러를 말했다가 그 자리에서 단체 폭행을 당한 사건이 있었으며, 군 장병이 탈영을 해서 어벤져스를 보러 갔다는 사건도 있었다.

엔드게임은 아이언맨으로부터 시작하는 21편의 영화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는 영화다. 그래서 21편의 영화를 모두 보면 여러 가지 설정이나 내용에 관하여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를 전부 보지 않아도 엔드게임 그 자체만으로도 영화를 볼 수 있는 메리트를 제공하기에 보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 같다. 사실 22편의 영화를 전부 보기 위해서는 2천869분(상영시간의 합계)이란 시간을 투자하여야 하는데,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어벤져스를 보다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는 22편의 영화와 함께 MCU에 관한 내용도 알아두면 좋다. 먼저, MCU란 마블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영화·드라마 등 모든 작품이 공유하는 세계관으로, 그 중심에 어벤져스 시리즈가 존재한다. MCU의 포문을 연 영화는 2008년에 개봉한 아이언맨이다. 이후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 등의 히어로 개개별의 스토리를 다음 영화로 만들고 어벤져스라는 팀으로 모든 히어로가 출동하여 빌런들과 전투를 벌이는 방식을 취하는데, 이런 방식으로 총 4편의 어벤져스와 18편의 각 개별 히어로의 스토리를 담은 영화들이 MCU를 구성하고 있다.

어벤져스의 시초는 마블코믹스(만화)에서 발간한 1963년 ‘어벤져스’에서 시작하는데, 이 당시 어벤져스의 구성원은 토르, 헐크, 앤트맨과 와스프, 아이언맨이었다. 지금의 어벤져스와 조금 다른 구성원인데, 이후 만화의 회차를 거듭하면서 지금의 어벤져스와 그 구성이 유사해진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아이언맨의 변화인데, 1963년에 발간한 만화 상에 있는 아이언맨과 현재의 아이언맨은 그 모습이 너무나도 판이하게 다르다. 아무래도 과학 기술과 문명의 발달이 아이언맨의 모습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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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왜 사람들은 MCU와 어벤져스에 열광을 하는 것일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 아닐까 한다. 첫째, 재미있다는 것이다. 사실 재미있다는 것이 주관성이 너무 강하고 기준점이 명확하지 않은 단어이지만, 마블덕후(마블을 좋아하는 사람) 혹은 어벤져스 영화를 본 사람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재미있다’는 것이다. 권선징악으로 대변하는 영화의 스토리가 진부하지 않고, 영화 중간에 코믹적인 요소도 적절히 들어가 있으며, 액션 장면 역시 상당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 종합적으로 ‘재미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것 같다. 둘째, 독특한 마블 브랜드와 마블 세계관에 있다. 1939년 스탠 리가 창조한 마블 유니버스는 9개의 평행우주로 구성되어 있고, 이 세계에 5천개의 캐릭터가 얽히고설켜 있으나 MCU에서는 위와 같이 복잡한 구조를 최대한 쉽고 단순히 하면서도 마블이란 우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편 한편의 영화를 만들어 나갔다. 그리고 어벤져스에서는 마블의 다양한 히어로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주었다. 나아가 독특한 마블세계관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MCU 내에서 각 영화의 연결고리 등도 MCU와 어벤져스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하나의 영화에서, 이제 하나의 문화 현상을 만들어 버린 어벤져스. 그래서 요즘 청년들에게 히어로는 슈퍼맨과 배트맨이 아니라 아이언맨 등 마블의 히어로에 집중된 모습을 보여준다. 앞으로 마블스튜디오에서는 또 새로운 영화를 계속해서 만들 예정이며, 보다 역동적인 MCU를 만들어간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MCU와 과연 어떠한 콜라보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조상희 법률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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