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물림’에서 ‘정치인 황교안’ 변신 성공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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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25   |  발행일 2019-05-25 제4면   |  수정 2019-05-25
■ 황교안 18일간 민생투쟁 결산
탄핵 이후 보수 결집 구심점 위상
독자 인맥 구축 黨 장악력도 높여
수도권·중도층 외연 확장엔 한계
책상물림’에서 ‘정치인 황교안’ 변신 성공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 영통구 광교센트럴타운 60단지 주민지원센터에서 열린 ‘수도권 부동산 대책 점검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해 장외로 나섰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4일 수도권 방문을 끝으로 18일간의 ‘민생투쟁 대장정’을 일단락했다.

관료 출신인 황 대표는 이번 행보를 통해 ‘책상물림’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대여투쟁의 선봉을 지키는 현장정치인으로서 위상을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대표는 이날 경기도 평택항을 방문해 문재인정부의 미세먼지·탈원전 정책을 비판하고, 수원에선 아파트 주민들과 만나 부동산 정책을 점검했다. 오후 늦게서울 노량진에선 공시생·취준생과 호프 만남을 갖고 청년실업 문제를 논의했다. 당 차원에선 25일 서울에서 주말 장외집회를 피날레 격으로 준비 중이지만, 황 대표의 전국 순회 대장정은 사실상 이날로 마무리됐다.

황 대표는 지난 7일 부산에서 출정식을 가진 뒤 그간 대구경북과 충청, 제주, 호남, 인천, 경기, 강원 등 전국 시·도를 누비고 다녔다. 그는 시장과 중소기업, 농가, 노인정 등 서민·취약계층이 많은 민생 현장을 찾아다니며 패스트트랙 지정의 부당성을 알리고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장외투쟁이 길어질수록 ‘거짓말 정부’ ‘독재자’ ‘김정은 대변인’ 등 대여 비판 수위도 높아졌다.

당 안팎에선 황 대표가 장외투쟁을 거치면서 두루뭉술한 원론적 화법을 주로 쓰던 공무원 스타일에서 독설도 불사하는 ‘야당 정치인’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바람에 탄핵 이후 흐트러진 보수 지지층을 한데 결집시키는 구심점으로서 본인의 위상을 굳혔다는 분석이다. 여의도 이력으로는 ‘정치 초년생’이면서도 현장에서 지역구 의원들과 교감하면서 독자적인 인맥을 구축하고, 당내 장악력도 높였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대여 강경 노선으로 ‘집토끼’의 결집은 강화했지만, 수도권과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에는 여전히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따라서 패스트트랙 이후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야당 대표로서 정치력 발휘가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교착상태에 있는 여야 관계에 돌파구를 열어주고, ‘야당이 국정발목을 잡고 있다’는 역풍에 휩싸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민생 현장에서 수렴한 바닥 민심을 정책으로 승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중도층에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여당이 내년 총선준비에 일찌감치 속도를 내고 있는 점을 감안해 새로운 인재영입과 당 조직 정비에도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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