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을 생산하는 끝도 없는 권력욕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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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25   |  발행일 2019-05-25 제16면   |  수정 2019-05-25
모든권력은 간신을 원한다
간신을 생산하는 끝도 없는 권력욕
이성주 지음/ 청림출판/ 276쪽/ 1만5천원

간신에 대한 책이다. 역사 속에서 혹은 정치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간신을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간신에 대한 이름을 열거하고, 그들의 국가 농락 과정을 단순히 추적하는 책은 아니다. 책에서 묻는 것은 ‘왜 간신은 사라지지 않을까’이다.

9명의 대표적 간신을 볼 수 있다. 한명회부터 이완용까지 볼 수 있다. 그들이 어떻게 등장했는지, 어떻게 물러나게 되었는지 후일담까지 나온다. 또 간신이 가지는 의미와 역사가 숨긴 맥락까지 설명한다.

9명의 간신 중 조금 특이한 사람이 있다. 바로 원균이다. 우리는 원균을 무능한 장수로 잘 알고 있지만 간신이라고는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원균을 간신으로 표현한다. 원균이 간신이 된 이유는 선조 때문이다. 선조는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원균을 이용했다. 그 예로 원균은 조선 수군을 파멸로 이끌었으면서도 선무공신 일등에 책봉된다. 선조는 원균을 이순신과 비교하며 높이 평가하고, 수시로 그를 감싸주는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을 보인다. 원균의 대표적 패전이었던 칠천량해전에 대해서도 선조는 “하늘이 도와주지 않았다”는 이상한 말을 한다. 저자는 전쟁 중 권력의 공백이 불가피했던 어수선한 시기에 선조가 차기 권력을 견제할 수단으로 원균을 이용했다고 말한다. 바로 군주의 권력욕이 전쟁 중에도 간신을 만들었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그런데 역사 속에서나 혹은 현실에서 간신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간신을 솎아낼 수 없다면 간신들이 조직에서 어떤 쓸모를 인정받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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