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 레저·관광 명소, 어디까지 가봤니? .3] 도심과 가까운 힐링쉼터 옥연지 송해공원

  • 임훈 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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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29   |  발행일 2019-05-29 제13면   |  수정 2019-05-29
용이 승천하는 듯한 모습의‘백세교’…은은한 조명 아래 야경도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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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달성군 옥포읍 기세리 옥연지 송해공원 전경. 생태연못 앞 옥연지 수면 위로 백세교와 백세정이 보인다.

대구시 달성군 옥포읍 기세리 옥연지 송해공원(이하 송해공원)이 대구시민의 새로운 휴식처로 각광받고 있다. 대형물레방아 등 각종 볼거리를 갖춘 송해공원은 지난해에만 75만명의 방문객을 맞이하면서 대구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송해공원의 명명과정도 흥미롭다. 실향민 방송인 송해의 처가가 송해공원이 자리한 기세리이기 때문이다. 6·25전쟁 당시 대구에서 군복무를 했던 송해가 상관의 소개로 달성군 출신의 여성과 백년가약을 맺은 것이 송해공원 탄생의 배경이 됐다. ‘달성 레저·관광명소, 어디까지 가봤니’ 3편은 수변공원의 아름다움과 실향민의 애환이 서려있는 송해공원에 대한 이야기다.

#1. 대구시민의 새로운 휴식처

비슬산맥 아래의 한적한 저수지가 힐링 가득한 수변공원으로 탈바꿈했다. 2016년 옥포읍 기세리 옥연지 일원 65만7천㎡ 규모의 터에 송해공원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공원 주변으로 대구도심과 달성군 남부권을 잇는 테크노폴리스로가 지나고, 시내버스로 몇 코스 거리에 대구도시철도 1호선 설화명곡역이 자리해 공원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송해공원이 들어서면서 공원이 자리한 기세리의 풍경도 바뀌고 있다. 고즈넉한 농촌마을은 방문객으로 분주해졌고, 커피전문점과 음식점까지 속속 들어서고 있다. 최근에는 송해공원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단체 방문이 이어지고 있으며, 중국인 관광객까지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숲길·전망대 갖춘 3.5㎞ 옥연지둘레길
금굴·출렁다리·풍차 등 즐길거리‘가득’
일제때 만든 금굴은 정비후 조명도 설치
구름다리·바람개비쉼터서도 경치 감상
정원 학습놀이터는 어린이 방문객에 인기



테크노폴리스로의 대구쪽 시작점인 대구수목원 입구 주변에서 차량으로 5~10여분만 내달리면 송해공원이다. 공원 제1주차장에 도착하면 ‘송해공원’이라고 적힌 둥근 모양의 거대한 표지석이 방문객을 반긴다. 표지석 옆에는 삿갓을 쓴 채 흰 두루마기를 걸친 송해 캐릭터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표지석 뒤편에는 마치 속세와 선계를 구분하는 이정표처럼 느껴지는 솟대 두 개가 나란히 서 있다. 솟대를 지나면 지름 10m의 물레방아가 천천히 돌아간다. 폭포수처럼 물을 쏟아내는 물레방아 앞에는 비슬산 호텔아젤리아 공사과정에서 발견된 바위인 용알(핵석)과 관련 전설이 적힌 안내판이 자리해 있다. 물레방아 남쪽의 생태연못에는 데크길이 놓여있으며, 각종 수생식물을 감상하는 이들로 부산하다.

물레방아 북쪽으로는 옥연지의 시원한 풍광이 펼쳐진다. 송해공원의 중심인 옥연지는 원래 농업용수 공급이 주목적인 저수지였다. 1964년 준공된 옥연지는 화원·논공·옥포읍 일원의 농토를 적셔주던 물 공급처로 370여만t의 저수량을 자랑한다. 주민들 사이에선 ‘기세리못’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지만, 옥포읍의 ‘옥’자와 공원 인근의 천년고찰인 용연사의 ‘연’자를 따 옥연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때 옥연지 주변으로 매운탕집이 성업했으며, 옥연지와 옥포읍 소재지를 잇는 벚꽃거리는 예전부터 대구시민의 사랑을 받아왔다.

옥연지 남쪽의 수면 위에는 송해공원의 상징과도 같은 백세교와 백세정이 자리해 있다. 백세교는 태극을 상징하는 ‘S’자 형태로 옥연지를 가로지른다. 총 길이 391.5m, 폭은 2.5m로 방문객들이 걷기에 불편함이 없다. 특히 백세교 한가운데 자리한 백세정은 송해공원의 필수 탐방코스다. 고령에도 왕성한 방송활동을 펼치는 송해의 장수 이미지를 따 백세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백세정 2층 누각에 올라 송해공원을 바라보면 마치 용이 승천하는 모습처럼 굽이치는 모양의 백세교를 볼 수 있다.

#2. 매력적인 볼거리가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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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연지 송해공원 방문객들이 데크길이 놓인 옥연지둘레길을 걷고 있다. 송해공원 서쪽의 둘레길은 짙은 나무그늘 덕분에 더운 여름철에도 탐방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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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연지둘레길 서쪽에 자리한 출렁다리. 출렁다리는 위아래로 제법 흔들리는 편이어서 방문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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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롭게 단장한 옥연지 송해공원 내 금굴 내부 전경. 일제강점기 당시 금을 캐기 위해 뚫은 갱도인 금굴에서는 소량의 은이 발견됐다.

송해공원을 둘러싼 옥연지둘레길(송해공원둘레길) 주변에도 흥미로운 볼거리가 많다. 옥연지둘레길은 3.5㎞ 길이로 숲길과 전망대를 갖추고 있으며 금굴과 출렁다리, 풍차 등의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조성해 탐방하는 이들이 많다. 둘레길에는 데크를 깔아 자연 훼손을 최대한 막았다. 각각의 전망대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송해의 노래 ‘나팔꽃 인생’이 흘러나오는 등 다른 공원과는 차별화된 느낌이다. 특히 송해공원 서쪽의 둘레길은 짙은 나무그늘 덕분에 더운 여름철에도 탐방하기 좋다.

둘레길 서쪽의 금굴입구전망대에서 산을 조금만 오르면 금굴이 나타난다. 금굴은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금광이다. 금은 나오지 않았고 소량의 은이 발견됐다. 경제성이 없어 폐광됐지만 송해공원이 조성되면서 다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산 중턱에 갱도를 뚫었기 때문에 금굴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듯하다. 최근에는 금굴 내부의 갱도를 가다듬고, 별빛처럼 반짝이는 조명까지 설치해 방문객들의 필수 탐방 코스가 됐다. 특히 금굴의 경우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의 광물자원을 수탈해 전쟁을 치렀던 일제의 의도와 더불어 옛 광산개발 현장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어 교육적인 가치가 있다.

둘레길에 조성된 출렁다리는 걷기의 즐거움을 두 배로 만들어준다. 현수교 형태인 출렁다리는 그리 길지 않지만, 위아래로 제법 흔들리는 편이어서 장난끼 가득한 방문객에게 인기다. 이밖에도 둘레길에 자리한 구름다리와 바람개비쉼터에서도 옥연지의 시원한 경치를 조망할 수 있다.

옥연지의 야간 경관도 매력적이다. 송해공원 관계자는 “조명을 밝힌 옥연지의 야경을 보기 위해 일부러 송해공원을 찾는 커플들이 있다. 수면 위로 내리깔리는 은은한 조명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인 듯하다”고 말했다.

옥연지 남동쪽에 자리한 정원인 학습놀이터는 어린이 방문객들이 많이 찾는다. 놀이터에는 프렌치라벤더, 체리세이지, 로즈제라늄, 블루세이지 등 향기식물이 자라고 있다. 이밖에도 학습놀이터에는 포토존과 벤치 등이 자리해 있어 식물의 생태를 관찰하고 잠시 쉬어가기에 적당하다.

송해공원 주차장의 농특산물 직거래장터도 인기다. 직거래장터는 송해공원이 자리한 기세리의 농가에서 재배한 각종 농산물을 판매 중이다. 달성군에서 생산한 채소와 과일, 농산물 가공품 등 제철 농산물도 판매하고 있다. 신선하고 저렴한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기에 방문객 반응이 좋다. 직거래장터 상인 김영희씨(여·70·달성군 옥포면 기세리)는 “직거래 장터 덕분에 방문객들은 좋은 농산물을 구입하고, 판매자는 용돈을 벌 수 있어서 좋다”며 달성지역 농산물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았다.

#3. 실향민의 애환이 서린 곳

송해공원은 장수 TV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자 송해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달성군이 방송인 송해의 처가가 옥연지가 자리한 옥포읍 기세리라는 점에 착안해 송해공원을 조성했다. 특정 프로그램을 30년 넘도록 진행하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송해의 건강한 이미지가 공원의 이름을 결정하는데 한몫했다. 송해의 고향은 북한 황해도 재령이다. 송해는 아버지 몰래 쌀을 팔아 학비를 보탠 어머니의 남다른 아들사랑 덕분에 해주예술전문대학 성악과에 진학하는 등 예술 분야에 소질을 보였다.

6·25전쟁이 터지자 국군으로 참전한 송해는 통신병으로 대구에 주둔했다. 당시 상관의 여동생으로 기세리가 고향인 고(故) 석옥이 여사와 결혼하면서 달성군과 인연을 맺은 것이다.

이후 처가를 제2의 고향으로 삼은 송해는 달성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송해는 달성군 홍보대사로 활동했으며, 2018년에는 자신의 소장품을 송해공원에 기증하기로 했다. 기증 예정인 소장품은 대중예술인으로서 60여년 동안의 활동을 펼친 송해의 개인 자료다. 그중에는 우리나라 코미디 역사의 귀중한 자료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증받은 소장품은 송해공원에 건립할 예정인 코미디박물관(가칭)에 전시, 공개할 예정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지원 : 달성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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