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한국경제의 목줄을 쥔 서비스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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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04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서구 자본주의가 도입된 1820년 이후 선진국 경제는 기술과 지식의 혁신을 통한 산업생산성 증가로 부를 축적하는 성장 패러다임을 추구해왔다. 그 경제사적 틀을 요약하면 첫째, 개별 국가의 특성과 환경에 맞추어 산업 생산성이 극대화되도록 산업구조를 바꾸고 둘째, 산업 간 생산성 격차가 큰 산업 성장기에는 산업구조의 변화가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나 산업 성숙기에는 생산성 격차가 줄어들기 때문에 산업 내부의 생산성을 높이는 내생적 발전을 추구하고 셋째, 산업화 초기 단계에는 생산성 향상을 주도하는 제조업을 빠르게 성장시키고, 산업화 후기 단계에서는 새로운 생산성 선도 산업을 창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제조업 생산성의 가파른 상승이 전체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으나 특히 대도시를 중심으로 생산성 증가가 부진한 서비스산업으로 고용이 이동하는 산업구조 변화 효과가 오히려 생산성을 낮추어 소득 저하나 고용 없는 성장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소위 보몰의 병폐가 지속적인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2018년 산업연구원이 펴낸 ‘고령화 시대의 생산인구 변화와 지역성장 변동경로’ 보고서는 이에 대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 지역내 총생산(GRDP)과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을 중심으로 분석하면, 우리나라의 대표도시인 서울·부산·대구는 쇠퇴하고 지역 패권이 경기·충남·충북·경남 쪽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서비스업 비중이 높아지는 건 일반적인 경제 성숙단계로 해석할 수 있지만, 생산성이 떨어진 가운데 속도가 너무 빠르면 지역 경제는 정체될 수밖에 없다. 부산과 대구 등은 도소매업이나 음식·숙박업 같은 생계형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은 편이란 사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대구의 서비스업 비중은 사업체 수 기준으로 84%에 육박한다.

지난 2일 자유한국당 소속 추경호 의원의 발표에 따르면, 세부직업 중분류별(51개) 통계에서 대구지역 취업자 증감 분석 결과는 최저임금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가구 내 고용’(육아도우미 등) 분야 45.4%, 패스트푸드 준비원과 주유원 등이 속하는 ‘가사·음식 및 판매 관련 단순노무직’ 8.3% 등으로 일반적인 서비스업종에서 지난해 대비 큰 감소폭을 보였다. 생산성이 낮은 부문에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이 가져온 결과다.

같은 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의 속도조절론을 제시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도외시한 소득주도성장론의 문제점을 일정 부분 인정했다. 아직 경제성숙단계에 이르지 않아 제조업에서 서비스산업으로의 이동이 적었던 1960~70년 개발연대와는 달리 지금은 소득주도성장이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혁신성장이든 서비스산업을 간과해서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서비스가 가진 다양성과 소멸성 등의 특징들은 대체적으로 서비스 제공자의 경험이나 지식을 필요로 하며, 특히 다양성은 기존의 서비스와 차별화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창조성을 요구한다. 그래서 영국의 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C)는 창조산업을 대부분 서비스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현재 한국경제의 목줄을 쥔 서비스산업의 낮은 생산성의 바닥에는 바로 낮은 창조성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창조산업의 성장은 바로 서비스산업의 성장을 의미하며, 이는 제조업과 연동하여 전체 경제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가령 어느 제조산업에 창조적인 기업이 많을수록 생산하는 상품에 투입되는 요소에는 서비스적 요소인 아이디어, 기술, 디자인, 음악 등 창조적 무형자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이러한 상품을 많이 생산하는 산업은 기술·지식의 전파효과(spillover effect)가 커서 산업발전의 역동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기업과 산업의 역동성이 지속적으로 증가되면, 한 기업의 성공이 다른 기업의 성공을 가져와 많은 상품들이 생산기술 혁신과 서비스 혁신이 동시에 일어나는 네트워크와 클러스터를 형성하면서 산업구조가 비약적으로 발전해나간다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대구는 물론 우리나라에 서비스 혁신이 절박한 이유다.

권업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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