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예술인들 함께 힘 모아 마련한 ‘코끼리마켓’…북적이던 시장 모습 되찾아”

  • 김수영 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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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07   |  발행일 2019-06-07 제34면   |  수정 2019-06-07
동성시장예술프로젝트 정세용 감독
20190607

동성시장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이는 동성시장예술프로젝트 정세용 감독이다. 조각가인 그는 우연히 문화기획자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작업실이 필요해 가창창작스튜디오에 1년간 레지던시 작가로 있다가 2009년 대구미술비평가회가 기획한 방천시장 예술프로젝트인 ‘별의별 별시장’에 참가하며 예술시장프로젝트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여러 명의 작가들이 한 인쇄소를 배정받아 B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단체를 만들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공간을 나누어 작업실과 ‘방천아티스트 런 스페이스’라는 대안공간을 직접 만들고 주민들을 초대해 연주회를 여는 것은 물론 개인전을 하지 않은 젊은 작가들을 초대해 무료로 개인전을 열어주었지요.”

도심 전통시장 ‘문화예술로’새 변화
임대료 상승 방지, 협동조합 등 해결책
방천시장 경험 통해 시너지 효과 모색
주변 상인에게도 도움 주는 행사 발전

그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예술가들과 함께 ‘[b]racket’이라는 시각예술잡지도 분기별로 발행하고 이를 통해 지역작가들과 지역문화를 외국인들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

동성시장예술프로젝트는 2018년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으로부터 전통시장 예술프로젝트를 해달라는 의뢰를 받아 시작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공장을 리모델링해서 예술창작소를 만들지만 대구의 도심에는 큰 공장이 잘 없고 대신 오래된 전통시장이 많습니다. 현재 151개의 전통시장이 있는데 상당수 전통시장이 장사가 잘 안되고 그러다 보니 빈점포가 많아지게 되어 그 부근이 슬럼화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요. 이런 측면에서 시장을 리모델링해 예술창작공간으로 만든다는 것은 예술가는 물론 상인에게도 상당히 매력적인 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방천시장예술프로젝트를 하면서 젠트리피케이션(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활성화되어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됨으로써 기존의 저소득층 원주민을 대체하는 현상) 등의 부작용을 경험했다. 그 역시 급상승하는 임대료를 이겨내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이처럼 방랑해야 했다. 이 같은 방천시장의 문제를 동성시장에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싶다는 게 그의 각오이다. 그는 현재 이곳에 있는 작가들이 서로 힘을 합쳐 협동조합을 만들게하는 등을 통해 비즈니스를 겸비한 예술을 만들어나가려 한다.

정 감독은 방천시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이곳에서는 상인과 예술인들이 협업을 통해 서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방안도 다각도로 모색 중이다. 그 실천으로 5월25일 코끼리마켓을 처음 열었는데 예상외로 반응이 좋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코끼리마켓을 통해 예술공연은 물론 아트마켓 등을 진행했습니다. 동성시장에 바로 붙어있는 시장이나 인근주민들의 민원 등을 걱정했는데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동네어르신과 시장상인들이 많이 오셔서 예전의 북적이던 시장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흐뭇해하셔서 큰 용기를 얻었지요. 앞으로 여건이 된다면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 코끼리마켓을 열어 예술인은 물론 시장상인들에게도 도움을 주는 행사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습니다.”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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