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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인성교육 - 대화기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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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소영기자
  • 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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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잉여의 시간’ 줘야 깊이 있는 대화도 가능”

일러스트=최소영기자 thdud752@yeongnam.com
대화기술에 대한 서적들은 10여 년 전부터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비즈니스를 리드하고 공동체를 만들어 가며 호감도를 높이는 등 대화가 각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주도적인 역할을 해낸다는 것에 이견은 없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필자는 부모와 자녀 사이의 대화 역시 어떠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사실 개인적 고민이나 생각에 대해 부모와 대화를 나누는 청소년들이 삶에 대한 만족도나 행복도가 높다는 연구는 수없이 이루어져 왔다. 자녀와의 관계 회복은 물론 아이 스스로의 행복감 향상, 그리고 역량의 성장에 이르기까지 부모와 자녀의 대화는 생활 전반에 있어서 대단히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부모가 바쁜 생활 속에서 아이와 꾸준히 대화 시간을 가지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일 수 있다. 여기에 그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넘어서서 부모가 일련의 ‘기술’까지 갖춘다면 어떨까. 부모의 대화기술이 자녀의 성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부모가 갖추어야 할 대화기술은 몇 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가족여행·하루일과 등 쉬운 주제부터
사회적 문제·함께 읽은 책 등으로 확장
온전히 가족에게 집중하는 시간 내야



먼저 일방적인 훈계는 대화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대화’는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는 의사소통 전반을 의미한다. 무언가를 시키거나 시킨 일을 확인하거나 하는 말은 대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더불어 ‘학교에서 뭐 했니?’ ‘오늘은 무슨 일 있었니?’ 정도의 발산적인 대화 역시 부모자녀 간 중요한 시간이 되어주겠지만, 서로의 생각을 나누기에는 다소 부족점이 있다(물론 그럴 시간적 여유도 부족하다는 가족이 많지만 서로의 일과를 아는 것은 가족생활의 기본 범주이기도 하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와 대화하기 전 다양한 주제를 창조할 필요가 있다.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가정에서는 아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예계 뉴스 정도의 가십거리나 가족 여행이나 행사 일정, 그것도 아니라면 하루의 일과 나누기와 같은 쉬운 주제로 주제를 잡기를 바란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충분히 이루어지면 거기에 만족하지 말고, 도덕적이거나 사회적인 문제 상황이나 가족 공동의 책 읽기와 같은 다양한 주제로 뻗어나가기를 바란다. 그러한 과정 끝에는 일방적으로 부모가 대화의 주제를 주는 것이 아니라 가족 모두 돌아가면서 주제를 사전에 제시하는 형태로 나아가도 좋을 것이다.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한 대화에 시간을 투자하여 대화거리를 준비하듯이 자녀와의 대화 시간의 성공을 위해서도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더불어 가족의 대화는 여러 가지 매체, 여러 가지 관점이 혼합되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주제에 대한 단순한 이야기에서 출발하되 부모는 대화를 다각도로 뻗어나가게끔 하는 역할을 맡아 주어야 한다. 이는 토론 프로그램에서의 사회자와 같으나 진행을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예를 들어보자. 한 가족이 학교폭력과 관련한 사건을 두고 대화를 나눈다고 가정하자. 그 사건의 심각성 등을 이야기 나누는 중에 부모가 그러한 주제로 쓰인 책이나 유사한 다른 이야기 등 다른 매체나 이야기를 꺼낸다. 가족들은 책이나 다른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주제와 엮으면서 대화를 이어가게 된다. 관점의 혼합자적 역할은 처음에는 부모가 의도적으로 맡지만 나중에는 가족 누구나에게 자연스럽게 맡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대화의 시간은 가족 모두가 편안한 가운데 이루어져야 한다. 대화의 내용이 심화되고 깊이 생각하여 이야기해야 하는 만큼 편안한 분위기에서 둘러앉는 시간이 필요하다. 대화의 시간을 갖기 전에 텔레비전과 같은 볼거리가 따로 없더라도 서로 마주보고 모여 있는 시간을 자연스럽게 여기도록 가족 문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거나 함께 간식을 먹는 시간 등 온전히 가족에게만 집중하는 때를 만들어보는 것도 시도해 보자.

더불어 대화 시간 역시 일정하게 정하고 이를 비우는 것도 필요하다. 깊이 있는 대화가 흐르는 가족 문화는 아이와의 관계는 물론 아이의 인성이나 창의성 발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이러한 대화의 시간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아이들에게 충분한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요즘 아이들은 휴식 시간이 너무나 부족하다. 학원 따위의 일정들이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가운데 아이들에게 깊이 있는 대화의 시간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잉여’는 학자들 사이에서 창의성을 높이기 위한 아주 중요한 요건 중 하나로 제시되기도 한다. ‘잉여’는 비어있는 것, 공상과 아이디어 발현을 위한 여유를 의미한다. 배운 것을 생각하고 자기화 할 수 있는, 그리고 진지하게 대화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주는 잉여의 시간을 주는 것. 오늘날의 부모가 용기를 가지고 도전할 문제다.

김견숙 (경북대사범대부설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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