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공항은 이용자 입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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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11   |  발행일 2019-06-11 제31면   |  수정 2019-06-11
[CEO 칼럼] 공항은 이용자 입장에서
정홍표 홍성건설 대표 기술사

지인이나 가족들과 외국 여행지를 정할 때 의견을 물어오면 “대구공항에서 출발하는 도시이면 무조건 좋고,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면 다른 사람들이 다수가 동의하면 따르고, 인천공항에서 출발해야 하는 곳이라면 가능한 한 여행에서 빠지고 싶다”라고 답한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마음이라고 믿는다. 사업상 어쩔 수 없는 출장이라면 몰라도 관광여행을 가면서 인천까지의 5~6시간은 너무나 길어서 출발하면서 벌써 돌아오는 길이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지방에 사는 사람의 당연한 고충이라 하기에는 그 시간과 비용이 커서 우리는 많이 억울하다.

몇년 전 밀양 신공항과 가덕도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로 영남은 물론이고 우리나라가 시끄러웠다. 현시점에서 돌아보면 그때 어느 쪽으로도 결정 나지 않은 것이 당연한 듯하다. 영남권(남부권) 신공항인데 영남에서도 조율이 되지 않아 경쟁하였으며, 우리나라 주류인 수도권 세력들 입장에서 영남권 관문 공항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적인 문제도 있었는지 알 수 없으나, 영남인들의 바람은 밀양이나 가덕도 어느 곳이라도 당시에 결정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지금은 많을 것이다.

대구에서 김해까지 승용차로 가면 대략 한 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아마 서울 사람들이 인천공항 가는 시간보다 길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위치가 경남일 뿐 영남 내 공항이며 대구공항이 만약에 없었더라면 아마 대구경북의 공항이라고 인정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워낙 가까운 공항이 있기에 김해공항을 우리 공항이 아닌 다른 지역의 공항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한 맥락에서 대구공항의 부족한 관문 공항으로서의 역할을 대신해줄 수 있다면 그 당시에 밀양이든 가덕도이든 무슨 문제가 있겠나 싶었다. 제비뽑기라도 했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최근 김해공항 확장공사와 대구공항 이전이 서로 연계되어 밀양과 가덕도 경쟁의 후속이 되고 있는 듯하다. 오롯이 개인적인 공항 이용자 입장에서 부산·경남에서 김해공항을 확장하든지, 가덕도 신공항을 재추진하든지 빨리만 완공하여 영남권 관문 공항을 만들어 인천으로 가지 않아도 유럽을 가고 미주를 갈 수 있는 날을 고대할 뿐이다. 물론 대구경북민으로서 이전 추진 중인 대구공항과 경쟁 관계에 있는 부산·경남권 공항을 견제하는 분위기를 모르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영남권에는 지금까지 갖지 못한 장거리 노선 관문 공항을 두 군데로 키울 수는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어쩌면 공항은 이용자를 제외하면 일종의 혐오 시설이라고 할 수도 있다. 산업단지나 관공서를 유치하는 것과는 다르다. 한 시간 안팎의 시간으로 갈 수 있는 거리의 공항이라면 오히려 거기에 두고 편하게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현 대구공항이 지역주민에게 불편을 주고 있으며 대구의 장래 발전을 위하여 군위로 옮기는 것은 도시정책이기에 옳고 그름의 판단은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다.

하지만 영남인들이 빠른 기간 내에 관문 공항이 만들어져 인천을 경유하지 않고도 유럽과 미주를 갈 수 있는 날을 고대하고 있는 마음은 하나이다. 그곳이 군위이면 더욱 좋겠지만 김해이면 어떻고 가덕도이면 또한 무슨 문제가 있나. 김해 신공항 확장공사와 관련한 시비가 혹시라도 영남 내 지역갈등으로 변질될까 하는 걱정과 수도권의 남부권 관문 공항 불필요 주장에 꼬투리로 될까 두려운 마음이다. 공항 신설로 인하여 그 지역이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지 알지 못한다. 공항은 이용자 입장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남부권 국민들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편하게 장거리 노선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명제다. 국력이 부족하여 못하였던 시절은 어쩔 수 없이 감수했지만 지금 우리의 논쟁 때문에 늦어진다면 너무 억울한 일이다.정홍표 홍성건설 대표 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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