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대형스포츠이벤트에 불법 도박 사이트들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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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우태기자
  • 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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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발 도박사이트 절반이 ‘스포츠’

경찰 “대부분 외국에 서버 두고

근거지 옮겨다녀 단속 쉽지 않다”

전문가“호기심으로도 접근 말아야”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U-20 월드컵 준결승’이 올라와 있다. 경기 승부를 예측해 베팅하도록 돼 있다. <인터넷 캡처>
U-20 월드컵, 여자 월드컵, 축구대표팀 친선경기 등이 연이어 열리면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11일 오후 1시쯤 접속한 한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는 각종 스포츠 경기 목록이 나열돼 있었다. 목록 중에는 U-20 월드컵 준결승도 포함됐다. 이미 300명이 넘는 이들이 베팅에 참여해 한국팀의 배당율은 승리 3.6배, 패배 2.04배로 설정됐다. 한국의 승리에 10만원을 베팅한 뒤 실제로 이길 경우 36만원을 받을 수 있는 것.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이들이 몰려 베팅액은 점점 더 증가했다.

12일 오후 10시 열리는 ‘여자 월드컵 A조 예선’ 한국-나이지리아 경기의 승패를 맞히는 게임에도 베팅이 한창이었다. 나이지리아가 이길 것으로 예측하는 쪽이 우세해 한국팀 배당율은 3.5배였다. 11일 오후 8시에 열린 축구대표팀 친선 경기 배당율은 이란 승리가 3.75배, 한국은 2.25배였다.

이처럼 스포츠 도박 사이트는 우후죽순 난립하고 있지만 단속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사이트가 외국에 서버를 두고 운영되고 있어 당국의 협조 없이는 수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동남아로 근거지를 옮기고 있어 적발이 더 힘들어졌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4월 검거된 도박사이트 운영자, 프로그램 개발자, 도박 행위자는 1천107명에 달했다. 특히 이 중 온라인 스포츠 도박과 관련된 이들은 583명으로 전체의 52.6%를 차지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대부분은 추천인 코드를 입력하지 않으면 접속 자체가 안돼 수사하기가 어렵다”면서 “더욱이 서버를 해외에 두고 근거지를 옮기는 경우가 많아 추적하는 데 애를 먹는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인식 개선은 물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향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구센터 팀장은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단순한 호기심으로 도박에 접근하는 이가 많다”며 “베팅을 하는 사람도 처벌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불법도박을 감시하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하고 사이버 수사 전문 인력을 충원하는 등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에서 합법적인 스포츠 베팅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스포츠토토’가 유일하다. 온라인 역시 공식 인터넷 사이트인 ‘베트맨(betman)’을 제외한 모든 유사 사이트는 불법이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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