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변경 범위 확대…‘공제 매출액 유지’ 여전히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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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수경기자
  • 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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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업상속공제 개편안 발표

변경된 가업상속지원세제의 골자는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중소·중견 기업이 고용 인원, 업종, 자산 규모를 유지해야 하는 기간을 10년에서 7년으로 축소해 기업 부담을 줄여준 것이다. 막판까지 이견을 보였던 가업상속공제대상 기업의 매출액 기준은 현행 ‘3천억원 미만’으로 유지해 공제 대상 기업은 늘어나지 않는다.

기업의 고용·투자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사후관리 부담을 완화해 경제 활력을 도모하면서도 ‘부의 대물림’이라는 비판이 일 수 있는 공제대상 기업 확대 여부는 현 수준을 유지키로 한 것. 당정은 이번 개편안으로 가업 승계 관련 사후관리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중소·중견 기업들의 가업상속공제 제도 활용이 늘 것으로 기대했다.

중견기업 고용유지 부담 완화
재계, 매출액 한도 불만 목소리
국회 법안 심의서 재부상 전망


당정은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중소·중견 기업이 10년 이상 경영을 유지하도록 한 ‘사후관리 기간’을 완화했다.

지금은 매출액 3천억원 미만 중소·중견 기업이 최대 500억원의 상속세 공제 혜택을 받으면 10년 동안 고용 인원을 100% 유지(중견 기업은 120% 이상)해야 하고 업종을 변경할 수 없으며 기업 자산의 20% 이상을 처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고용·업종·자산·지분 등의 유지 기간을 7년으로 줄인 것.

실제로 가업상속공제의 연간 이용 건수와 금액은 2015년 67건·1천706억원, 2016년 76건·3천184억원, 2017년 91건·2천226억원에 불과해 제도 활용이 저조했다. 독일 7년(100% 공제 시), 일본 5년 등 다른나라의 사후관리 기간이 우리나라보다 짧은 점도 고려됐다.

사후관리 기간 도중 업종변경을 허용하는 범위는 기존의 표준산업분류상 ‘소분류’에서 앞으로는 ‘중분류’ 내까지 확대된다. 예를 들어 ‘식료품 소매업’을 하다가 ‘종합 소매업’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기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점을 고려, 가업 승계 기업의 유연한 대응을 지원하려는 취지다.

또 기술적 유사성이 있으나 중분류 범위 밖에 해당하는 업종으로 변경이 필요한 경우,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승인하는 경우 업종 변경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가로 마련하기로 했다. 예컨대 의약품 제조 기술을 활용해 화장품 제조업을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사후관리 기간 도중 20% 이상 자산 처분을 금지한 현행 조치도 완화된다. 자산 처분이 불가피한 경우 예외를 허용하는 사유가 시행령에 추가될 예정이다. 업종 변경 등으로 기존 설비를 처분하고 신규 설비를 취득해야 할 필요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유지 의무는 중소기업의 경우 지금처럼 상속 당시 정규직 근로자 수의 100% 이상 유지토록 했다. 다만 중견기업은 현재 ‘120% 이상’인 통산 고용유지 의무를 중소기업과 동일하게 ‘100% 이상’으로 낮춰 부담을 덜어줬다.

이 밖에 개편안에는 기업 부담 완화에 상응해 불성실한 기업인에 대해서는 조세 지원을 배제하는 방안이 신설됐다. 피상속인·상속인이 상속 기업의 탈세, 회계부정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공제 혜택을 배제하거나, 공제액을 추징하기로 했다.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는 대상 기업의 매출액 한도는 현행 ‘3천억원 미만’을 유지했다. 중소·중견 기업이 상속세 감면을 받을 수 있는 한도 역시 현행 ‘500억원’으로 유지된다. 향후 국회 법안 심의 과정에서 ‘매출액 기준 확대’는 쟁점으로 재부상할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는 매출액 기준을 5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까지 대폭 상향하는 내용의 법안들이 다수 발의돼 있다.

한편 이날 개편안 발표와 관련 재계는 공제 대상 확대 등이 빠져 정부가 개선 시늉만 했다는 불만을 나타냈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이 제도가 ‘부의 세금없는 대물림’을 가능하게 해 조세 형평성을 훼손하는 정책이며 일부 소수 계층에 대한 특혜라고 비판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가업상속공제를 받는 인원은 피상속인의 0.02%에 불과해 소수의 고소득층을 위한 제도"라며 “사업 기간, 주식보유 요건, 대표이사 재직 요건 등 공제 요건이 이미 2008년에 비해 상당히 완화된 데 반해, 공제 한도는 30억원에서 500억원까지 상승했음을 고려하면 더 강화돼야 맞다"고 주장했다.

이재경 대구상의 상근부회장은 “기간을 10년에서 7년으로 축소한 점은 환영할 일이지만, 기업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것이 그 점밖에 없다는 것은 유감”이라며 “규제의 실질적인 요건 강화가 이뤄지는 것이 각 단체와 기업의 오래된 바람이었는데 정부가 이를 외면한 것은 야속하다”고 비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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