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KOP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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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부기자
  • 201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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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혜<대구시립무용단 상임단원>
공연시장 투명성 제고와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공연법 개정안 시행일이 10여일 남짓 남았다. 공연예술도 영화처럼 관람 인원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박스 오피스 집계가 가능한 날이 머지않았다. 앞으로 공연기획·제작사와 티켓 판매처, 공연장 등은 공연과 관련된 정보를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의무적으로 전송해야 하며 공연의 관람객수와 입장권 판매 수익 등도 함께 전산망을 통해 제출해야 한다.

서류에 취약한 예술인이 국가 지원을 넘보는 것도 힘든 실정인데 박스오피스 집계라니. 혼란스럽다. 설마 순수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무용가들에게 대중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 테지만 사탕처럼 느껴지진 않는다. 소규모 공연, 실험무대 등 순수예술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마저 위태로워지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앞선다. 하긴 지금 우리는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미 AI를 사용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기계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생활한다. 즉 산업화의 가속화가 우리 삶의 패턴을 빠르게 변화시킨 점을 생각해보면 어쩌면 너무 늦게 시스템이 시행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제대로 된 시스템이 정착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터이고 시스템의 정착과정에서 생겨나는 불편함은 창작자가 감수해야 한다. 영화 감상을 위해 흔히 확인하는 관객 수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하다. 이런 익숙함이 KOPIS에 그대로 적용되어 대중에게 무용작품의 평가기준이 숫자가 되는 상황이 내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에 예술경영이란 단어가 대중에게 등장하고 전문가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그 역할을 해 온 시기는 매우 짧다. 나의 경험 속 기억에 의하면 2006년 대구무용제 대상, 안무상을 수상하여 전국무용제에 대구 대표로 참가할 당시 대구에는 문화재단이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시청 문체부 과장님과 함께 전국무용제 회의에 참석하였으며, 대구 대표로서 대구시가지원하는 행정적인 절차 역시 문체부 과장님을 통해서 진행했다. 이 후 대구에도 문화재단이 생겨나고 예술경영과 행정이 분리, 세분화 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현재는 전반적으로 후퇴하고 있는 양상은 아니지만 이것 역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던가. 공연예술의 경영 및 지원 시스템이 잘 정착되어 있는 나라에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이 도입된다면 기본 시스템이 견고하기 때문에 공연 창작자의 혼란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공연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 공연시장의 투명성과 활성화를 위한 정책은 분명 시대에 맞게 변화되고 합리적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그러나 시행과정에서 생겨날 변수에 대해 행정가들의 절대적인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행정가들이 역지사지를 잊지 말기를 바란다.
안지혜<대구시립무용단 상임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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