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환법 완전 철폐요구 200만명 시위, 홍콩 도심 검은 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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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17 00:00  |  수정 2019-06-17
20190617
사진:ap연합뉴스

엄청난 인파의 홍콩 시민들이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의 완전 철폐를 요구하면서 다시 대규모 집회에 나섰다

집회를 주도한 재야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은 시위에 참여한 인원이 거의 200만명에 달한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9일 집회 참여 인원 103만명(주최 측 추산)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캐리 람 행정장관이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법안(송환법) 추진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이날 집회는 예정대로 열렸다. 한 시민은 AP통신에 “우리의 요구는 간단하다”며 람 장관의 사퇴, 송환법 철회, 경찰의 폭력 행사 사과 등을 제시했다.


이날 오후 홍콩 빅토리아공원에서 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까지 4㎞ 구간에 수십만명이 모여들었다. 지난 9일 103만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 이후 일주일 만이다. 대다수는 경찰의 폭력 진압에 항의하는 뜻으로 검은색 옷을 입고, 2014년 홍콩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우산을 들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도심이 검은 바다로 변했다”고 표현했다. 전날 밤 도심의 쇼핑몰 4층 외벽에서 ‘송환법 반대’ 고공농성을 하던 30대 남성이 추락사한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꽃을 바치며 추모했고 추모객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송환법 반대 집회 현장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이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 14일 도심에서 경찰 폭력 진압에 대한 항의 집회에서다.

이날 홍콩 어머니 6000여명은 집회 중 한 어머니가 무대에 올라 “이 노래는 광주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노래로, 영화 '변호인' '택시운전사' 등을 본 홍콩인들은 이 노래를 잘 알 것”이라며 ‘님을 위한 행진곡’을 소개했다.

이어 앞부분은 광둥어로 번안했고, 뒷부분은 한국어로 불렀다. 참석자들은 촛불 대신 휴대폰 플래시로 불을 밝히며 노래를 따라불렀다. 이들의 손에는 “톈안먼 어머니회(톈안먼 사태 희생자 유족단체)가 되고 싶지 않다” 등의 팻말이 들려 있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법안 처리 연기를 지지한다고 밝히면서도 미국 등에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시위를 주최한 홍콩 재야단체 연합은 일단 법안 심의가 연기된 만큼 오늘 파업 집회는 철회했다. 하지만 칼이 여전히 홍콩의 심장을 겨누고 있다며 송환법 완전 철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뉴미디어부 ynnew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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