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초·중·고 교육제도] 초등 졸업후 성적·취향 따라 진로 결정…대학진학·직업 코스, 종합대학 중 선택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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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18   |  발행일 2019-06-18 제8면   |  수정 2019-06-18

독일 초중고 교육제도는 각 주(州)에서 관장하기 때문에 연방국가 차원에서 통일된 교육체계는 없다. 우선 독일 유치원(Kindergarten)은 세 살부터 다닐 수 있지만 의무교육은 아니다. 유치원을 마치고 초등학교 4년을 다닌다. 대부분 주에서는 초등학교 졸업 후 학생의 성적과 취향에 따라 진로를 결정해 준다. 대학진학 코스인 김나지움(Gymnasium)과 직업 코스인 레알슐레(Realschule), 하우프트슐레(Hauptschule) 등 세 개의 선택지가 있다. 바이에른주에서는 하우프트슐레를 미텔슐레(Mittleschule)라고 한다.

김나지움, 대학학문탐구 준비과정
레알슐레, 졸업후 사무·행정 취업
하우프트슐레, 취업 최소학력 인정

종합대학, 전통적 분류·학제 없애
9학년 전까지 진로선택 연장가능


김나지움은 우리나라의 인문계 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것으로 5학년부터 13학년까지 9년 과정이다. 이 기간 대학 수학에 필요한 능력을 배양하게 된다. 초등 과정과 합쳐서 13년간 대학에서 학문을 탐구할 준비과정을 갖게 되는 셈이다. 김나지움이 대학 공부를 위한 준비 단계이므로 김나지움 졸업시험은 곧 대학 입학자격(Allgemeine Hochschulreife)을 주는 아비투어(Abitur)로 마무리된다.

레알슐레는 6년 과정으로 졸업시험에 합격하면 사무직이나 행정직 업무를 배운 후 취업할 수 있다. 졸업 후 김나지움에 편입해 대학 진학 공부를 할 수도 있다. 하우프트슐레는 5년 과정이며 졸업시험에 합격하면 직업을 배우기 위한 최소한의 학력을 가진 것으로 인정받는다. 하우프트슐레 졸업 후 레알슐레를 통해 사무직이나 행정직으로 진출할 수도 있다. 레알슐레와 하우프트슐레 모두 직업교육이지만 레알슐레는 중급관리·중급기술자 양성기관이고, 하우프트슐레는 나머지 대다수 학생이 받는 일반 직업교육기관으로 이해하면 된다. 대부분의 주가 이 교육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독일연방은 1970년부터 실험적으로 종합학교(Gesamtschule·5학년부터 10학년을 위한 과정)를 설립해 하우프트슐레, 레알슐레, 김나지움으로 나뉘는 전통적 분류 및 학제를 과감히 없앴다. 일부 주에서 시행하고 있는 이 종합학교 제도는 이제껏 분리돼 온 세 가지의 학교 종류를 통합한 것이지만, 졸업 형태는 세 가지(하우프트슐레 졸업, 레알슐레 졸업, 아비투어)로 나뉜다. 종합학교는 4학년을 마친 후에도 진로선택이 뚜렷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학교 형태다. 9학년이 시작할 때까지 진로선택에 대한 결정을 미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독일은 전통적으로 하우프트슐레 입학 비중이 높았으나 20여년 전부터 대학 진학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30% 정도로 그 비중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또 직업교육체계가 잘 정비돼 있는 독일에서조차 급격한 산업화로 사회(직장 등)가 요구하는 교육수준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하우프트슐레나 레알슐레를 졸업하면 은행원으로 일하는 데 충분했으나 이제는 아비투어(김나지움 졸업 인정)를 요구하는 등 점차로 높은 학력의 소유자를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레알슐레와 하우프트슐레 졸업생도 대학진학을 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는 주가 늘어나고 있다. 나아가 독일에서는 고학력 수요에 대응해 20년 전부터 꾸준히 전문직업대학을 늘려오면서 이제는 직업학교 진출 학생보다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수가 더 많아졌다.

독일 초등학교(Grundschule) 입학 시기는 우리와 다르다. 매년 6월30일 현재 만 6세가 된 아이들이 그해 8~9월 첫 학기에 입학한다. 초·중등 개학시기도 주마다 약간 다르다. 바이에른주는 9월에 새학년도가 시작되며 다음해 7월 말 끝난다. 첫 학기인 가을학기는 9월부터 2월까지, 봄학기는 7월 말까지다. 여름방학은 6주이며, 이 역시 주마다 조금 다르다. 겨울방학은 2주일 정도로 비교적 짧다. 대학의 경우에는 10월에 새 학기가 시작된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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