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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진단] 애꿎은 서민만 등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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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18


과도한 부동산 규제 탓

내수시장 ‘돈맥경화’ 불러

서민을 위한다는 정책

외려 지방서민 힘들게 해

선한의지 선정보장 않아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문재인정부의 과도한 부동산시장 규제 탓으로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온다. 서민을 위한 정책이 외려 서민을 힘들게 한다. 잔인한 역설이다.

최근 대구에서 10여년간 이사서비스 업체를 운영하던 지인이 폐업을 했다. 이사서비스업이 레드오션이지만, 업계에선 나름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부하던 그가 부동산 시장 침체에 결국 주저앉았다. “정부가 서울 집값 잡으려다 수많은 생계형 자영업자를 폐업으로 내모네요.” 그의 압축된 하소연은 애끓는다.

부동산 시장의 파급력은 의외로 크다. 이 시장은 내수경제의 가장 큰 동맥이라고 할 수 있다. 직접적인 연관 산업만 해도 부동산 중개업부터 이사서비스업, 인테리어업, 건자재업 등 꽤 많다. 대부분 생계형 자영업이다. 부동산 매매는 물론 임대차 거래 절벽은 나비효과를 불러온다. 이 시장이 위축되면 내수경제에서 돈의 흐름이 정체되고 경기가 악화된다. 당연히 세금도 줄어든다.

부동산 시장으로 움직이는 돈은 부동산 시장에만 도는 게 아니다. 서비스, 유통업 등 내수시장 곳곳을 돌면서 서민경제에 양분을 제공한다. 지난 4월에도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건설투자는 2.8% 줄었다. 또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 역시 1.2% 감소했다. 당연히 국내 통화량(M1) 증가율은 2.5% 안팎으로, 거의 돈이 돌지 않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마지막 대못을 박았다. 은행권에 이어 제2금융권에도 적용된 DSR(Debt Service Ratio·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가 바로 그것이다. 자산의 담보 능력은 무시되고, 대출은 현재 소득에 따라 제한을 받게 된다. 제2금융권은 서민 대출을 수십조원까지 줄여야 할 상황에 처한다. 취지는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돈을 차단한다는 것이지만, 실제론 서민들의 돈 가뭄만 더 부채질한다. 대출을 받기 어렵게 된 저소득층이나 청년층에겐 사업을 통해 부를 쌓을 수 있는 사다리를 뺏기는 셈이다.

심지어 집을 줄여 그 차액으로 빚을 갚는 이른바 ‘집 갈아타기’도 쉽지 않다. 집을 사지 못하게 하려는 정책이 오히려 집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더욱이 수도권이 재채기를 하면 비수도권은 몸살을 앓는다.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는 대구경제에 치명적이다. 최근 대구 자영업자들의 매출 감소율은 전국 평균의 3배에 달한다. 여기다 대구의 자영업자 비중은 전국 평균의 2배다. 자영업자가 흔들리면 대구경제가 받는 충격이 전국 평균의 2배가량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금융권의 DSR 적용 탓으로, 돈을 구할 수 없으니 불황을 버틸 여력도 거의 없다.

전망은 더 가시밭길이다. 노무현정부 초기, 부동산 규제에도 세계 경제가 비교적 순항을 해 그럭저럭 견딜 만했다. 지금은 미중 경제 전쟁 등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나라 안팎에 비빌 언덕조차 없다.

그런데도 문재인정부는 ‘거위 털(세금) 뽑기’를 갈수록 노골화한다. 지금까진 전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과 반도체 특수 덕택에 넉넉하게 걷힌 세금을 마음껏 사용했지만, 앞으론 선심정책 기조를 이어가기 쉽지 않다. 당장 올들어 4월까지 5천억원의 국세가 덜 걷혔다. 최근 정부는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없애기 위한 설문조사를 슬쩍 실시하다 중단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증세 간보기를 하다 들킨 셈이다.

못 가진 자를 위해 집값을 잡아야 한다는 의지는 선하다. 하지만 이게 선정(善政)을 보장하지 않는다. 경제는 그런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정부의 과도한 집착, 시장 개입은 역효과만 불러 올 뿐이다. 문 정권의 주도세력은 그래도 정책 수정을 거부한다. 결국 역풍은 고스란히 서민에게 돌아간다. 어려운 시기, 안전벨트를 바짝 매야 한다.

윤철희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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