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대구혁신도시의 역할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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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18

황규연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혁신도시가 자리한 대구 동구에는 천연기념물 제1호인 도동측백나무숲이 있다. 1천200여 그루의 측백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순림으로, 조선의 대학자 서거정은 그 향에 반하여 북벽향림(北壁香林)이라 명하고 대구10경으로 손꼽았다. 정성들여 심고 가꾸면 맑은 향이 온 마을에 오래 머무르리라는 그의 시처럼 오늘날까지도 잘 보전되어 오고 있다. 대구혁신도시도 이전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모여들어 뿌리 내리고 사회적 군락을 이루며, 지역사회와 경제에 활력과 향기를 퍼트리는 발신지로 성장해야 한다.

첫 공공기관이 대구혁신도시로 이전한지 어느덧 7년차에 접어들었다. 그간 11개 공공기관이 이전을 완료했고 기반시설과 환경 조성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산업단지, 주거·근린시설 등도 들어서 제법 도시다운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고, 이전 공공기관 직원의 가족동반 이주와 아울러 지역 인재들의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 취업도 늘어나고 있다. 반면, 미흡한 대중교통과 교육·문화여건, 생활편의시설 등은 혁신도시의 조기 활성화와 지속 발전에 제약이 되고 있다.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사회 간 상생협력 사업도 아직 기관의 업(業)의 특성과 지역수요를 조화시켜 전략적 시각으로 설계·추진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혁신도시가 튼튼한 뿌리가 되어야 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혁신도시 시즌2’는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에 초점을 맞춘 시즌1과는 달리,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새로운 지역성장거점으로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공공기관과 연계하여 지역특화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지역혁신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전략과 실행계획이 다듬어져야 한다.

우선 국가혁신 클러스터의 활성화에 공공기관이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특화기능을 지역의 산업생태계와 연계하여 혁신도시가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핵심거점이 되도록 육성해 나가야 한다. 대구혁신도시는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산학연 클러스터 용지의 면적이 가장 넓고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의료연구개발특구가 동시에 지정되어 있다. 기업과 더불어 의료산업 연구·지원기관 및 대학의 산학협력단 등이 입주하여 발전 잠재력이 매우 크다.

이와 같은 클러스터로서의 내재적 역량을 기반으로 이전 공공기관이 보유한 최신 지식·기술, 혁신지원역량, 국내외 네트워크 등을 결합한다면 대구 의료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지난해 지역 대학·공공기관·기업과 이전 공공기관이 힘을 합쳐 시작한 대구혁신도시 융합의료산업 혁신생태계 조성사업을 성공시키고, 이러한 협업모델을 추가 개발·확충해 나갈 필요가 있다. 대구혁신도시가 세계적인 첨단의료산업 혁신클러스터로 도약하게 되면,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청년인재와 근로자의 유입이 촉진되어 혁신도시는 물론 지역경제에 활력이 넘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공공기관과 지역사회 간 화학적 융합을 위한 상생·협력도 중요하다. 공공기관은 지역사회의 안전·환경개선과 문화행사, 사회공헌 활동 등을 수요에 기반하여 보다 내실있게 추진해야 한다. 지역현안이 되고 있는 일자리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작년 대구지역 공공기관들이 참여한 상생발전협약과 공동기금조성사업을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대구경북의 대학이나 특성화고 등과 연계를 통해 지역인재의 채용 확대와 맞춤형 인력양성도 지속 추진해야 한다.

대구혁신도시의 정주여건이 계속 나아지고 있고 혁신도시 중에서는 비교적 양호하지만 아직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다. 직원들이 혁신도시 내 가족동반이주 촉진에 가장 효과가 클 것으로 지적하는 과제가 우수한 교육여건의 구축이다. 영화관·공연장, 공동 직장어린이집 등 워라밸 실현을 위한 문화·복지시설의 확충이나, 혁신도시와 대구도심 간 접근성 향상을 위한 대중교통 인프라도 보완해야 한다.

대구혁신도시가 공공기관과 지역사회 간 유기적 협력을 통해 미흡한 환경을 조기에 극복하고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이전 공공기관들이 지역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대구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황규연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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