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질적 재료 하이브리드 설치” “움직이는 예술 키네틱 아트”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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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19   |  발행일 2019-06-19 제22면   |  수정 2019-06-19
최연우·노해율 작가 2인 설치전
최, 각국 신문 둘둘 말아서 연결
노, 디지털에 아날로그 감성 입혀
“이질적 재료 하이브리드 설치” “움직이는 예술 키네틱 아트”
최연우 작
“이질적 재료 하이브리드 설치” “움직이는 예술 키네틱 아트”
노해율 작

과학과 예술이 만났다. 대구 수성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상가에 위치한 021갤러리에서 독특한 설치전이 열리고 있다. 최연우, 노해율 작가의 2인전이다. 전시 타이틀은 ‘이중주-움직임과 물성’이다.

021갤러리 측은 “두 작가의 전시는 사유와 경험의 이중주이자, 과학과 예술의 이중주”라고 밝혔다. 두 작가 모두 홍익대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최연우 작가는 작업을 통해 관객에게 ‘무엇이 진짜일까’를 묻는다. 미국 내에서 발행되는 온갖 신문들을 둘둘 말아 연결시켰다. 한인 신문도 있고, 이슬람어나 중국어로 된 신문도 있다. 전체적으로는 비행기에서 바라본 도시의 야경 같다. 우주가 연상되기도 한다. 이질적인 재료를 섞어 전혀 새로운 세상을 만듦으로써 ‘하이브리드 설치’로 불린다.

작가의 작업은 미국 유학을 통해 나왔다. 대학 재학 시절 철학책의 예술론을 읽어봐도 도대체 미술이 뭔지를 몰랐다는 작가는 미국에서 애니시 카푸어, 타라 도노반, 톰 프리드먼의 작품을 직접 보고 작업의 방향을 찾았다. “비주얼로 잘 놀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성도도 뛰어났습니다. 그동안 공부해왔던 예술적 지식이 다 틀렸다고 느꼈습니다.” 미술잡지나 신문을 찢어 말게 된 배경이다. 글로 쓴 예술에 대한 비판이었다. 작가는 “언어의 한계, 지식의 한계, 2차원적인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였다”고 밝혔다. 2차원을 3차원으로 확장시키는 과정에서 예술이 아닌 과학 공부를 했다. 블랙홀이나 홀로그램을 연구했다. 작가의 작품이 우주처럼 보이는 배경이다. ‘초끈이론’도 작품에 담겨 있다. 우주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를 끊임없이 진동하는 끈으로 보는 게 초끈이론이다.

노해율 작가는 ‘키네틱 아트’를 선보이고 있다. 움직이는 예술인 셈이다. 작가는 “움직임을 조각의 한 재료로 삼는다”고 말했다. 작품을 위해 과학의 일부만을 적용했다는 의미다. 디지털 예술에 아날로그적 감성을 입힌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움직이는 기계의 긴장 상태가 아날로그 정서에 가깝다. 살아 있는 생물의 움직임처럼 느껴진다. 작가는 ‘원 스트로크’나 ‘레이어드 스트로크’라는 작업을 통해 자신의 감정 상태를 표현해왔다. 때로는 단순하게, 때로는 복잡하다. 그 감정이 관객들에게도 전해지도록 아날로그적인 움직임을 극대화했다. 모터 소리가 시끄러운 작품도 있다. 오래된 기계의 감성이 전달된다. 하이테크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얻는 효과다. 작가는 “거창한 주제는 아니다”라고 웃었다.

모빌 작품도 있는데, 불안한 정사각형들이 공중에 매달려 있다. 작가는 불안한 정사각형이라는 역설적 이미지를 통해 세상의 법칙이나 원리가 확실한 것인지를 묻고 있다. 7월24일까지. 010-4817-2681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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