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재해 위험 마을 재정비 ‘안전한 생활공간’ 만든다

  • 이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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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20 07:27  |  수정 2019-06-20 07:28  |  발행일 2019-06-20 제11면
안동시 도시재생 ‘새뜰마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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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경사 비탈에 위치해 석축붕괴·산사태가 우려되는 안막동 범석골이 도시새뜰마을 사업으로 말끔하게 정비됐다. <안동시 제공>

주민의 자발적 참여로 추진되는 도시재생사업이 안동시내 곳곳에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안막동 범석골과 태화동 꽃뜰마을에서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인 ‘도시새뜰마을 사업’이 추진 중이다. 국가 균형발전위원회·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이 사업은 지역 균형발전을 통해 모두가 행복하게 잘사는 포용국가 실현을 위해 취약지역 주민들이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지역과 주민이 필요한 계획을 수립하고, 국가는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상향식 공모사업이다. 도시 지역 가운데 달동네 등 재해·위생·안전 등 생활 환경이 취약한 지역에 생활 인프라를 확충하고 주민공동체 활성화·마을가꾸기를 통해 생활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산비탈에서 안전한 공간으로

현재 도시새뜰마을 사업이 펼쳐지고 있는 안막동 범석골은 주민 150여명이 살고 있다. 그러나 65세 이상 주민이 30%에 이르고, 해마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대부분의 집이 낡고 산과 계곡부에 위치한 산비탈에 들어서 있어 경사지 붕괴 우려 등 재해위험이 높고 각종 기반시설이 낙후돼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범석골에 있는 집들은 전체의 45% 정도가 20도 이상의 급경사 비탈에 위치하고 있다”면서 “절개지와 인접하거나 안전시설이 미흡한 집들이 상당수다. 또 석축붕괴·산사태가 우려되는 집도 20여호에 달한다”고 말했다. 안동시에선 이 같은 조건들이 인구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범석골의 열악한 생활인프라를 개선하고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안동시는 도시새뜰마을사업에 공모했다. 사업 목표를 ‘안전한 정주마을 공간 조성과 지속 가능한 공동체 마을 형성’으로 잡았다. 이에 안전한 마을·일자리 창출·마을활력 증진 등 추진 전략을 마련했다.

마을 주민과 안동시 등의 노력으로 2016년 2월 공모사업에 선정돼 2019년까지 16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안전하고 살기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한 도시새뜰마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안막동 범석골
집 대부분이 급경사 산비탈 위치
2016년 공모선정으로 16억 투입
경사지 노면보수·계단보수 완료
CCTV 설치로 범죄예방 환경 구축

◆태화동 꽃뜰마을
건축물 92%가 30년이상 노후화
주민 참여 2번 도전끝에 공모선정
경사지는 석축·옹벽 등 사면 보강
집수리 지원…화재비상시설 설치



올들어 재해위험 요소가 있는 주택 주변 29곳에 석축과 목재 편책을 설치하고, 경사지 노면보수 및 계단보수도 완료했다. 안전한 마을을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가로등과 CCTV 설치, 빈집 철거 등 범죄예방 환경도 구축했다. 이와 함께 마을브랜드 개발·마을리더 양성교육·주민연극단 운영과 함께 <사>지역사회적경제 허브센터·안동시 평생교육협의회 등 지역 민간단체를 이용한 주민역량강화 교육을 통해 지속가능한 공동체 형성을 위한 사업도 추진 중이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마을주민들이 모여서 소통하는 장소인 커뮤니티센터 건립과 노후 슬레이트 지붕 및 재래식 화장실 철거 등 집수리 지원, 마을주차장 정비사업 등이 이어진다. 사업 시작에서 마무리까지를 생생한 기록으로 남기는 기록화 사업도 진행된다.

◆끈기·열정으로 이뤄 낸 꽃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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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뜰태화마을 한마당축제에 참가한 주민들이 마음을 한 데 모은다는 의미로 ‘합심 김밥’을 만들고 있다. <안동시 제공>

태화동 꽃뜰마을은 올해 도시새뜰마을 사업에 선정된 지역이다. 이곳은 태화동 12·15·18·19통 등 태화산 구릉지에 형성된 주거환경이 매우 취약한 지역이다. 258가구 460명의 주민 가운데 37%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건축물의 92.5%가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이다.

안동시는 취약한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17년 5월 주민간담회를 연 데 이어 8월 도시새뜰마을 사업에 관심이 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1월 주민협의체를 결성하고 임원 선출과 주민협의체 모임을 매월 1회로 정례화했다. 주민역량 강화를 위해 안동시도시재생대학 및 포럼 등에도 적극 참여했다.

공모를 위한 주민의견 수렴을 통해 사업을 발굴하고 사업 추진을 위한 주민역량 강화 사업도 시행하는 등 사전준비를 통해 공모사업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여기에 굴하지 않고 전체 주민이 모여 ‘제1회 꽃뜰태화마을 마을 축제’를 열고 재도전 의지를 다졌다.

올해는 지난해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사업 목표를 ‘함께해서 행복한 꽃뜰 태화마을’로 잡아 생활환경 향상·주거복지 실현·일자리 창출·공동체 회복 등 추진 전략을 마련한 결과 공모에 선정됐다. 2022년까지 4년간 40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됐다.

시는 원활하고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각 사업추진 때 주민조직인 행복마을·원동마을 협의체, 중간지원조직인 안동시 도시재생지원센터 등과 상호협력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주민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태화산 경사지 4곳에 대한 석축·옹벽 등 사면 보강과 함께 주민의 원활한 통행을 위한 마을안길 정비사업이 시행된다. 집수리 지원과 슬레이트 지붕 개량과 함께 빈집을 철거하기로 했다. 또 위생 여건 개선을 위해 재래식 화장실을 철거하고 쓰레기 처리시설 정비와 주차장 조성 등도 실시한다. 안전안심마을 만들기 방안으로 가로등·CCTV 등을 설치하고,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지역을 대상으로 소화전·소화기 등 화재비상시설도 설치한다.

지속가능한 공동체 형성을 위해 마을 내 노후 건축물 수리·관리를 위한 집수리 봉사단을 구성·운영하는 한편 주민이 모여서 소통하고 토론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도 운영한다. 노후된 노인정을 리모델링하고 돌봄봉사단을 구성해 마을 인구의 37%를 차지하는 노인에 대한 휴먼케어도 실시한다. 또 마을 주민을 하나로 모으는 꽃뜰태화마을 마을 축제, 마을학교, <사>지역사회경제적 허브센터 등과 연계한 사회적 경제 프로그램 등 주민역량강화 사업도 함께 운영한다. 특히 집수리 봉사단·돌봄 봉사단은 목수·요양보호사·사회복지사 등 기술을 가진 마을주민으로 구성해 일자리 창출·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도시새뜰마을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어려운 일은 함께 해나가는 등 협력과 의지가 요구된다”면서 “특히 어려운 일이 있을 때나 문제가 생겼을 때 앞장 설 수 있는 리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주민역량강화사업 등을 통해 주민의 리더가 배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빵이나 술은 밀가루나 쌀·과일과 같은 재료들로 만들어지지만 감칠맛 나는 맛있는 빵과 술은 이 같은 원재료 말고도 원재료들이 효율적으로 배합되고 발효될 수 있도록 하는 효모·누룩·촉진제가 필요하고 어떤 효모나 누룩을 쓰는가에 따라 빵집·양조장의 운명을 좌우하는 것처럼 주민을 하나로 모으고 앞장서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리더의 역할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병환 안동시 도시재생전략과장은 “주어진 환경을 탓하기보다는 주민들 스스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무언가를 시작할 때 비로소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며 “태화꽃뜰마을 주민들이 마을대표를 중심으로 지금과 같은 뜨거운 의지와 열정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동=이두영기자 vic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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