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도 합격자 성적은 참고자료일 뿐 맹신하면 안돼”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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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24 08:21  |  수정 2019-06-24 08:21  |  발행일 2019-06-24 제16면
■ 헷갈리는 대입 Q&A
20190624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4일 오전 대구 경북고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연합뉴스

본격적인 입시 시즌이 가까워지고 있다. 학부모들의 불안은 클 수밖에 없다. 입시 정보에 해박한 학부모들도 몇몇 사례만 듣고 정확한 지식을 놓쳐 제대로 된 입시전략을 못 짜는 일이 생긴다. 학부모들이 자주 헷갈리는 내용을 Q&A 형식으로 정리해봤다.

Q. 6월 모평 성적이 생각보다 잘 나왔는데, 수시보다는 정시를 공략하는 것이 좋을까요.

A: 6월 모의평가는 교육청 주관의 3·4월 학력평가와 달리 실제 수능 출제 기관인 평가원에서 출제한다. 또 재수생까지 참여하는 시험이므로 자신의 수준을 보다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수시 및 정시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6월 모의평가는 9월 모평과 달리 전 범위에서 출제되지 않기 때문에 6월 모의평가 이후의 범위를 소홀히 할 경우 그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따라서 6월 모의평가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이후 학습계획을 세우고 수시 지원의 척도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6월 모평 성적 결과에 방심하면 낭패
전 범위 출제안돼 수시지원 활용해야

학종, 내신좋다고 무조건 유리하지 않아
전공관련 과목 3학년 성적 높게 평가

내신성적이 수시 추가 합격범위라면
학생부교과전형에 지원해도 좋을 듯



Q. 지난해 *.*등급이 제가 희망하는 대학에 합격했다고 합니다. 그보다 높으면 괜찮은 거겠죠.

A: 전년도 합격자 성적 데이터는 올해 입시에 매우 중요한 참고 자료다. 하지만 입시는 해당 연도의 여러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전년도의 결과만을 맹신해서는 안된다. 실제로 경쟁률, 합격자 성적이 전년도와 상이하게 나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또 내신이든 수능이든 단순 등급은 세부 입시 결과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다. 대학마다 반영 방법, 비율, 등급 간 점수 차이 등 성적 산출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요 과목 평균 2.5등급인 학생이 A대학 기준으로는 2.8등급, B대학 기준으로는 1.9등급이 될 수 있다. 평균 등급은 대학 지원시 참고로만 활용될 뿐 절대적인 합불을 결정짓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Q. 우리 아이가 내신도 더 좋고 학교생활기록부 내용도 더 많으니 학종에 더 유리하겠죠.

A: 몇몇 학부모들은 입시에 대해 많이 알고 있으면서도 학생부종합전형이 정성 평가로 이루어짐을 간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평균 내신과 비교과 양으로 결정되는 전형이 아니다. 본인보다 내신이 더 좋지 않고, 학교생활기록부 내용도 더 적은 학생이 본인을 제치고 합격할 수도 있다.

내신에서는 지원하고자 하는 전공 관련 과목의 성적, 학년별 성적 추이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 예를 들어 평균 내신이 똑같이 2.5등급인 자연계열 학생들이 있다고 치자. 수학·과학 성적이 좋은 학생, 1학년보다는 3학년 성적이 더 좋은 학생이 높게 평가될 수 있다.

비교과는 개수보다 내용 중심으로 보아야 한다. 수상 내역은 많지만 불필요한 것들이 너무 많이 포함되어 있지는 않은지, 창체 활동이나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 빼곡히 적혀는 있지만 개별 특성이 드러나지 않은 채 일반적인 내용들로만 기재되어 있지는 않은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Q. 논술전형에서 논술고사 반영 비율이 대부분 높은데, 부족한 내신 성적을 논술로 커버할 수 있는 거죠.

A: 단순하게 반영비율만 보자면 논술의 비중이 높은 것이 맞다. 특히 연세대의 경우 올해 논술로만 학생을 선발한다. 하지만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수능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논술 문제 역시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논술만으로 수험생을 변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올해 논술전형의 선발 인원은 1만2천146명으로, 2019학년도(1만3천310명) 대비 축소됐다. 논술전형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논술 준비가 잘 되어 있을 경우 다소 부족한 내신 성적을 논술고사로 만회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평균 내신 성적이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낮은데도 논술로 대체 가능할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으로 지원하는 것은 금물이다.

Q. 수시 추가 합격을 노린다면 어떤 전형이 좋을까요.

A: 전형별로 지원하는 학생들의 특징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학생부교과전형은 최초 등록률이 다른 전형에 비해 낮은 편이다. 교과전형을 지원하는 학생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내신성적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전형에서도 유리한 편이라 중복 합격으로 이탈하는 비율이 높다. 반면, 논술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목표대학에 지원할 정도의 학생부가 준비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수시 원서 대부분을 논술 전형으로 상향 지원하는 경향이 있고, 합격할 경우 등록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다. 실제로 논술전형은 약 80% 이상의 등록률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추가 합격을 노리는 학생의 경우 학생부교과전형에 지원하는 경향을 보인다. 교과전형 외 다른 전형은 교과 성적 외에 다른 전형요소를 함께 평가하기 때문에 성적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이를 상쇄할 수 있지만, 교과전형의 경우 대부분 내신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합격권이 좀 더 명확하다. 그러므로 자녀의 성적이 추가 합격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추가 합격을 노리고 교과전형에 무작정 지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진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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