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이번주 오사카 G20서 트럼프와 세기의 담판

  • 입력 2019-06-25 07:37  |  수정 2019-06-25 07:37  |  발행일 2019-06-25 제14면
27∼29일 G20 참석 별도 회동
무역전쟁 수세국면 만회 시도
남북미 주도 비핵화 논의 과정
동승하려는 다목적 포석 관측

지난주 평양 방문으로 ‘북한 카드’를 손에 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세기의 담판을 벌인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G20 정상회의 참석은 미국에 맞서 다자주의를 호소하며 우군 결집을 벌이는 것과 더불어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 갈등의 확산에 제동을 거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에 공헌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수세를 만회함과 동시에 남북미 주도의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 동승하려는 다목적 포석도 있어 보인다.

24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초청으로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 기간 시진핑 주석은 G20 정상회의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해 양국 기업과 관세 보복전으로 가열되는 양국 무역 갈등 해소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중 무역협상 실패 후 2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높인 데 이어, 3천억달러어치 제품에도 관세 인상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대표기업 화웨이를 비롯해 주요 기업 또한 미국의 제재로 입지가 좁아지는 형국이다.

시진핑 주석 또한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수요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산 희토류 수출을 보복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맞대응에 나섰지만, 미국의 파상적인 압력에 중국이 밀리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은 G20 정상회의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미·중 무역전쟁 휴전 선언을 통한 재협상을 끌어내면서 시간을 끌려 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각에서는 큰 틀의 합의도 있을 거로 보지만 미중 양쪽 강경파의 움직임을 볼 때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 주석이 오사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을 바로 앞두고 지난 20~21일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는 점이다. 북핵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성과로 자랑하는 부분이라 재선을 위해선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 주석이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시 주석은 이번 방북을 통해 김 위원장이 북핵 협상 테이블로 나올 의향이 있음을 확인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한 만큼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함으로써 북핵 협상 재개의 중재자 역할을 함과 동시에 이런 ‘북한 카드’를 미·중 무역 담판에서 쓰려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 주석이 이번 방북에서 ‘황제급 의전’을 받으며 대내외 주목을 받았지만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 후 별도의 공동 보도문이나 공동 선언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한 ‘북한 카드’라고 할 만한 게 없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소식통은 “홍콩 시위를 덮고 미·중 무역 전쟁에 카드로 쓰려고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깜짝 방북을 감행했는데 의전만 화려했을 뿐 내용은 없었던 거로 보인다"면서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로 친서 외교를 통해 북핵 협상 재개를 논의하는 거로 알려져 시 주석의 방북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별 의미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시 주석은 ‘북한 카드’를 들고 트럼프 대통령과 미·중 무역 전쟁에서 최대한 활용함과 동시에 G20 정상회의 기간 한국, 러시아, 일본 등 6자 회담 당사국의 정상들과도 개별 회동을 통해 남북미 주도의 비핵화 협상 체제에 판을 흔들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북미 주도로 이뤄지는 비핵화 협상이 재개돼 제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져 북한의 비핵화가 가속될 경우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급속히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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