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 레저·관광 명소, 어디까지 가봤니? .7] 자연·역사·문화자원 어우러진 ‘비슬산 둘레길’

  • 임훈 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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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26   |  발행일 2019-06-26 제13면   |  수정 201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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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둘레길 제4구간 석새미송림길을 찾은 탐방객들이 잣나무숲에서 삼림욕을 즐기고 있다. 석새미송림길은 야생동물 등 안전문제 때문에 2명 이상 함께 걷는 것이 좋다.

비슬산둘레길은 대구의 명산인 비슬산을 둘러싼 108㎞ 길이의 걷기 길이다. 달성군은 2014년 비슬산을 중심으로 대구와 창녕·청도군을 통과하는 비슬산둘레길을 조성하고 탐방객을 맞이하고 있다. 둘레길에서는 비슬산 일원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으며 유서 깊은 사찰과 마을 등 달성의 자연·역사·문화자원을 체험하고 느낄 수 있다.

둘레길이 품은 길의 모습은 다양하다. 숲길과 마을길, 옛길, 임도 등 기존에 있던 길을 연결했으며, 각 구간마다 흥미로운 스토리가 담겨있어 걷는 이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아내게 한다. ‘달성 레저·관광 명소, 어디까지 가봤니?’ 7편은 ‘아름다운 길’과 ‘걷고싶은 길’을 표방하며 지친 도시인들을 기다리는 비슬산둘레길에 대해 다룬다.

11개구간 108㎞구성…곳곳에 지역명소
1∼3구간, 달성군 중심부 통과하는 코스
남평문씨본리세거지·송해공원 등이 자리
4∼8구간, 시골마을의 한적한 정취 만끽
걷다가 먹거리촌에서 식도락 즐거움도
9∼11구간, 앞산 통과 둘레길 빌딩숲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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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음리의 다락논길은 비슬산둘레길 제3구간의 명소 중 한곳이다. 탐방객들이 논 사이를 가로지르는 농로를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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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연지송해공원 주변으로는 데크길이 조성돼 있어 걷기에 좋다. 비슬산둘레길 제2구간 옥연지송해공원을 찾은 탐방객들이 데크길을 걷고 있다.


#1. 비슬산 줄기 따라 이어진 108㎞ 길

대구 달성군의 비슬산 줄기를 따라 이어진 비슬산둘레길은 총 11개 구간, 108㎞로 구성돼 있다. 둘레길 곳곳에 사찰 등의 유적이 많아 불교의 번뇌를 뜻하는 ‘108’이라는 숫자가 유달리 어울린다. 걷기에 짧은 거리는 아니지만, 각 구간마다 지역의 명소가 자리하고 있어 재미있게 걸을 수 있다.

비슬산둘레길의 접근성도 좋다. 비슬산둘레길은 달성군이 조성했지만, 대구·경북·경남의 구·군들을 지나기에 대구도심은 물론 시외에서 진입하기에 나쁘지 않다. 대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도 둘레길에서 엿볼 수 있다. 비슬산 일원의 오래된 마을에서는 전통의 향기를 느끼고, 대구 남·수성·달서구 일원의 도심권 둘레길에서는 번화한 대구도심의 풍경과 더불어 숲의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달성군 현풍·유가읍의 대구테크노폴리스 일원 둘레길에서는 발전을 거듭 중인 대구의 산업현장을 볼 수 있다.

비슬산둘레길 제1~3구간(27.3㎞)은 달성군 화원·옥포·유가읍 등 달성군의 중심부를 통과하는 코스다. 산지를 주로 통과하기에 등산로와 임도를 이용하는 빈도가 높다.

제1구간 화원역사탐방로(8㎞)는 화원읍 남평문씨본리세거지에서 옥포읍 기세리 소계정까지 이어진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과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비슬산둘레길의 출발점인 남평문씨본리세거지에 도착할 수 있다. 화원역사탐방로를 걷는 여정은 보통 3시간가량 걸린다. 남평문씨본리세거지, 인흥서원, 기내미재 함박산 전망대 등지를 둘러보며 한옥의 아름다움과 숲길의 상쾌함, 등산의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제2구간 옥연지송해공원둘레길(11㎞)은 옥포읍 소계정에서 유가읍 유가사까지 이어지며 탐방시간은 3시간 내외다. 유가사로 향하는 김흥임도를 제외하고는 오르막길이 없어 체력적 부담이 적지만, 구간 상당부분이 차도와 접해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제2구간의 가장 매력적인 볼거리는 옥연지송해공원이다. 실향민 방송인 송해의 이름을 따 명명된 옥연지송해공원에는 폐광을 재단장해 조성한 금굴과 대형 물레방아, 출렁다리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다. 또한 옥연지를 둘러싼 데크길은 걷기에 훌륭한 환경이다.

제3구간 유가테크노길(8.3㎞)은 유가읍 유가사에서 유곡1리 마을회관까지 이어지며 탐방에는 2시간 이상 걸린다. 임진왜란 당시 효자 이야기가 깃든 사효자굴과 대구테크노폴리스를 지나며 코스 인근에는 국립대구과학관이 자리해 있다.

#2. 짙은 녹음과 여유를 만끽하다

비슬산둘레길 제4~8구간(52.2㎞)은 창녕·청도군을 통과해 달성군 가창면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비슬산 일원의 짙은 녹음을 만끽할 수 있으며, 시골마을의 한적한 정취를 오롯히 느낄 수 있다. 또한, 곳곳에 자리한 먹거리촌에서 식도락을 즐기고, 녹동서원(달성한일우호관)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귀화한 왜군 장수의 스토리도 접할 수 있다.

제4구간 석새미송림길(8.1㎞)은 유가읍 유곡1리 마을회관에서 창녕군 성산면 안심정류장까지 이어지는 둘레길이다. 탐방시간은 2시간 20분 남짓이다. 울창한 소나무숲과 하늘을 찌를듯 높이 솟아오른 잣나무숲을 통과하며 삼림욕을 즐길수 있다. 오르막길이 많아 체력소모가 다소 있는 편이다. 야생동물 등의 안전문제 때문에 2명 이상 함께 걷는 것이 좋다. 시도 경계를 넘나들기에 대구와 대중교통 연결은 어렵다. 버스시간 등 교통정보를 미리 파악하는 것이 좋다.

제5구간 청도웃음길(10.2㎞)은 창녕군 성산면 안심정류장에서 청도군 풍각면 성곡리까지 이어지는 둘레길이다. 3시간 남짓 걸리는 제5구간 여정에서는 호젓한 시골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청도군 각북면 수월리 마을은 훌륭한 경관을 갖춰 찾는 이들이 많다. 마을 곳곳에 전원주택이 조성돼 있으며 캠핑장도 자리하고 있다.

제6구간 청도몰래길(10.6㎞)과 제7구간 우록백합나무길(10.1㎞)은 청도군 풍각면 성곡리에서 가창면 녹동서원까지 이어진다. 상당구간이 평지이며 농지를 통과하는 코스가 많기에 길찾기가 녹록지 않을 수 있다. 청도홍시길, 녹동서원 등의 볼거리가 자리해 있으며 두 구간을 통과하는데는 총 6시간 이상 걸린다. ‘씨없는 감’으로 유명한 청도의 감나무밭을 가로지를 수 있으며, 이어 나타나는 수야임도 목백합나무군락지는 탐방객에게 짙은 그늘을 선사한다. 또한 가창면 녹동서원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일본 측에서 귀화한 장수인 모하당 김충선의 업적을 되돌아볼 수도 있다.

제8구간 가창은행나무길(13.2㎞)은 가창면 녹동서원과 가창면사무소를 잇는다. 평지로 구성돼 체력적 부담이 적고, 3시간 30분가량 걸으면 구간 종점이다. 가창면 우록리 먹거리촌과 전원음식단지에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가창면사무소 인근에서는 가창면의 명물인 찐빵 맛도 볼 수 있다. 특히 가창은행나무길의 가을철 풍경이 아름답다. 가창면 우록리의 은행나무가 노란색으로 물들고, 가창들의 고개 숙인 벼들은 황금물결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3. 둘레길에서 내려다보는 대구도심

비슬산둘레길 제9~11구간(28.5㎞)은 대구도심의 남쪽을 돌아나가는 코스다. 대구 앞산을 통과하는 둘레길에서는 번화한 도심 빌딩숲을 조망할 수 있으며, 달서구 도원지의 월광수변공원과 화원읍 마비정벽화마을을 지나면 비슬산둘레길의 출발점인 남평문씨본리세거지다.

제9구간 신천물길(10.3㎞)은 가창면사무소에서 대구 남구 대덕문화전당 사이의 둘레길로 3시간가량이면 탐방을 마칠수 있다. 메타세쿼이아길과 고산골 공룡공원 등이 자리해 있으며, 물이 마르며 땅이 갈라진 흔적인 건열화석도 있다. 927년, 후백제군과의 공산전투에서 패한 고려 태조 왕건이 몸을 피했다고 전해지는 왕굴과 은적사도 신천물길에 자리해 있다. 제10구간 앞산자락길(6.8㎞)과 제11구간 마비정벽화길(11.4㎞)은 남구 대덕문화전당에서 화원읍 남평문씨본리세거지를 잇고 있으며 탐방에는 6시간가량 소요된다. 앞산 자락을 걸으며 대구도심을 내려다 볼 수 있으며, 안일사와 임휴사 등의 사찰을 지난다. 이후 달서구 도원지 둑길을 통과해 삼필봉을 넘으면 형형색색의 벽화를 뽐내는 화원읍 마비정벽화마을이다. 마비정벽화마을을 둘러본 후 화원자연휴양림 입구를 지나 2.5㎞를 더 걸으면 어느덧 108㎞ 여정의 종착점인 남평문씨본리세거지다. 비슬산둘레길과 관련한 자세한 안내는 달성군 비슬산둘레길 홈페이지(http://www.dssiseol.or.kr/gil/pages/main/)를 참조하면 된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 지원:달성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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