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단상] 일본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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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29   |  발행일 2019-06-29 제23면   |  수정 2019-06-29
[토요단상] 일본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김병기 일본 시가국립대학 경제학부 교수

제14회 G20 정상회의가 어제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되고 있다. 일본은 아시아 국가로서는 유일한 G7가맹국으로 G7 정상회의를 6회 개최한 바 있으나 G20 정상회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G20의 20개국과 함께 네덜란드, 싱가포르, 스페인 등 8개국과 UN, WTO, IMF 등 9개 국제기구를 초대하여 37개 국가와 국제기구가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오사카 이외의 8개 도시에서 관련 분야의 장관회의가 개최되어 세계경제, 무역·투자, 이노베이션, 환경·에너지, 고용, 여성역량강화, 개발, 보험 등의 다양한 의제를 놓고 의견교환을 한다. G20 정상회의가 설립된 당시는 세계 금융위기 극복이 가장 중요한 의제였다. 그러나 글로벌화가 심화되고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지금은 국제금융과 무역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개도국 개발, 기후변동, 이민·난민 문제, 테러대책 등 범세계적 이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1973년 오일쇼크와 그로 인한 세계경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의 재무장관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경제에 대해 논의하면서 G5가 탄생하게 된다. 여기에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참가하면서 선진국 정상회의인 G7이 설립되었으며 1998년에는 러시아가 참가해 G8가 되었다. 그러나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범으로 러시아는 회의 참가가 정지되어 지금의 G7으로 복귀되었다. G7회의에서는 7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정세, 국제통화제도, 금융감독과 규제 등에 관해 논의한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계기로 국제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신흥국의 참가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G7에 주요 신흥국 13개국이 참여하는 G20가 설립되었다. 그후 2008년 리먼사태를 계기로 G20는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정상회의로 격상되었다. 지금은 G7 설립 당시의 세계경제 정세와는 달리 신흥국의 존재감이 크게 부상하고 있어 G7의 상대적인 영향력은 줄어들고 그 대신 G20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2000년 UN에서 채택된 ‘새천년개발목표(MDGs)’ 후속으로 향후 15년간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가 2015년 9월 UN에서 채택되었다. ‘지속가능 개발을 위한 2030 의제’가 채택된 후 G20에서도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세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개도국의 개발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해왔다. 올해 9월 UN에서 개최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고위급 정치포럼(정상급)을 앞두고 이번 G20는 ‘지속가능 개발을 위한 2030 의제’의 추진상황을 논의하고 검토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8월에는 일본이 주도하고 UN, 세계은행 등이 공동개최하는 아프리카개발 회의(TICAD)가 요코하마에서 열린다. 일본은 전후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은 수혜국으로의 경험을 살려 국제개발원조를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G20는 국제금융질서의 유지라는 설립 당시의 역할은 적어졌지만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기반조성과 2개국간 정상회담의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최국의 정상인 아베 신조 총리는 이번 G20 정상회의 기간 중에 적어도 19개국·국제기구의 정상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지만 한일 정상회담은 예정되어 있지 않다는 보도가 있었다. 인구와 경제규모로 가맹국이 정해진 것을 감안하면 G20가 세계경제와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은 아주 크다고 할 수 있다. 9년 전에 G20 서울 정상회의를 주최한 우리나라는 이제 해결이 어려운 한일 간의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지향적이고 경제규모에 어울리는 대응으로 한일관계를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한일 간에는 협력해 나가야 할 과제가 많이 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무역자유화 추진과 WTO(세계무역기구) 개혁에 있어서 일본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또한 아시아의 경제대국으로서 개도국 개발협력과 북한의 핵문제 대응 및 중국의 해양진출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일본과의 협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김병기 일본 시가국립대학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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