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가축매몰지, 2차 피해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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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11

지난 4일 군위군에 큰 소동이 있었다.

A농업회사가 2010년 강원도 홍천군에서 구제역에 감염돼 매몰 처리된 가축 사체(소 116두)를 군위군의 한 과수원으로 가져와 퇴비화 작업을 하다 지역 농민들에게 적발됐다.

경북도와 군위군은 해당 사체에서 구제역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심각한 상황이 아니란 입장이다. 문제는 가축 전염병 바이러스가 없다 하더라도 언제든지 토양과 수질 오염이 가능하다. 실제 해당 과수원은 군위군의 젖줄인 위천과 불과 15~2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청정지역인 군위의 토양과 수질오염 가능성이 높지만 이에 대한 체계적인 점검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북도는 농림부에 동물 사체의 지역 간 이동을 제한해 달라는 건의를 한 것을 제외하면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현재 경북도내에는 2010년부터 7월 현재 구제역과 AI 등 가축 전염병으로 인해 살처분된 가축 매몰지가 19개 시·군에 1천264곳이나 된다. 이곳에는 가축전염병에 감염된 닭, 오리, 돼지, 염소, 소 등 100만여마리가 매몰되어 있다.

하지만 도내 가축 매몰지중 138개소를 제외한 1천126개소는 매몰지 관리에서 해제되어 있다. 사실상 1천개가 넘는 가축 매몰지가 무방비로 방치된 셈이다. 관리 해제된 매몰지는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환경오염에 대한 점검도 없이 상당수가 농업용 창고나 가건물로 이용되거나 농경지로 활용되고 있다.

또 일부는 나대지로 방치되어 있지만 해당 시·군 담당자들은 매몰지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의 ‘가축 매몰지 사후관리 지침’에 따르면 질병 등으로 매몰된 가축에 대해선 3년간 발굴금지기간이 부여되며, 이 기간의 만료 시점에 매몰지의 사체와 잔존물 등을 전부 발굴해 처리할 수 있다.

가축 사체의 가공·퇴비화에 대한 우려도 많다. 또 가축매몰지로 인한 2차 피해에 대한 기준도 마련되지 않아 환경오염이 발생하더라도 주민들에 대한 피해보상 대책을 세울 수 없다.

지금으로서 가장 좋은 대안은 미분해 사체를 꺼내 열처리 작업 후 퇴비화를 하거나 폐기물처리하는 생태복원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태복원사업의 장점 중 하나가 오염된 토양에 대해 세척이나 약품처리는 물론 주변 조경까지 한다는 것이다.

경북도는 2014년부터 가축 매몰지에 대한 생태복원사업을 진행중이지만 대상지는 도내 전체 매몰지의 10.9%에 불과하다. 도내 모든 가축 매몰지에 대한 생태복원사업이 시급하다.

매년 반복되는 구제역, AI 등으로 인한 가축 매몰처리가 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구제역, AI 등 방역에 역량을 집중할 뿐만 아니라 매몰지로 인한 농민들의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임호기자 (경북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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