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직격탄 맞은 이탈리아…오렌지만 한 우박·큰 산불

  • 입력 2019-07-11 00:00  |  수정 2019-07-11
동해안 거대한 우박에 18명 부상…시칠리아 해변은 '화마' 위협
"기후 변화로 극단적인 기상 현상 빈발"

아드리아 해에 면한 이탈리아 동부 해안에 10일(현지시간) 오렌지 크기의 우박이 쏟아지고, 토네이도가 발생하는 등 기상 이변이일어나 피해가 속출했다.


 ANSA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아브루초 주의 해안도시 페스카라에서는 지름이 10㎝에 달하는 우박이 내려 임산부를 포함한 18명이 다쳤다.
 

 이들 대부분은 우박에 맞아 머리와 얼굴 등이 찢어지고 멍드는 등 부상을 입어 응급실에서 상처 봉합 등의 치료를 받았다.
 거대한 우박이 쏟아짐에 따라 운행 중이거나 주차돼 있던 차량도 유리와 지붕이 파손되는 등 피해를 보았다.
 이 우박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폭우로 바뀌었고 도심 곳곳이 침수됐다.


 단시간에 100㎜에 달하는 호우가 집중되면서 페스카라 대부분 도로의 통행이 통제되고, 시립 병원이 침수돼 운영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주차장 한 곳에는 빗물이 2m까지 차오르면서 차량 수십 대가 망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페스카라에서 북쪽으로 300㎞ 떨어진 에밀리아 로마냐 주의 해안도시 밀라노 마리티마에서는 회오리 바람에 200년 된 소나무가 쓰러지면서 여성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시칠리아 섬의 동부 해안에 위치한 카타니아 인근 해변은 화마가 덮쳤다. 고온 건조한 날씨 속에 큰 산불이 발생해 해수욕을 하던 사람들이 불길을 피해 황급히 바다로 뛰어드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해변 시설이 불에 타고, 해안가 도로들에도 불길이 번짐에 따라 진화에 나선 소방관들은 해수욕객들에게 집이나 호텔에 돌아가지 말고, 해안에 머물러 줄 것을 당부했다. 

 
 소방당국은 이후 어린이 40여 명을 포함해 해변에 갇힌 사람 수백 명을 해안경비대와 소방용 쾌속정과 헬리콥터를 이용해 피신시켰다.
 한편, 국립연구센터(CNR)의 물리학자인 안토넬로 파시니 박사는 ANSA통신에 "'아조레스 고기압'이 제공하던 보호 효과가 점점 희박해지면서 이탈리아는 극단적인 날씨에 점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의 경우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대개 아조레스 고기압이 약화되던 8월 15일 이후에 나타났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라는 것이다. 아조레스 고기압은 대서양의한가운데 위치한 포르투갈령 아조레스 제도 부근에서 발생하는 북대서양 아열대 고기압을 말한다.
 파시니 박사는 "이제 대기 흐름이 바뀌어 더 따뜻한 고기압이 리비아 등지로부터 도달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열파가 더 자주 발생할 뿐 아니라 극단적인 (기상이변)사례들도 빈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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