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혁신의 길 Ⅲ-이스라엘을 가다 .2] 고등교육정책-뉴 캠퍼스(하)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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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16   |  발행일 2019-07-16 제6면   |  수정 2019-07-16
‘열린과학’으로 연구협업 확대…학생·교수 ‘기업가정신’ 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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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연구소 중의 하나로 꼽히는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Weizmann Institute of Science)는 연구원이 아이디어 발굴이나 새로운 연구를 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연구소 조경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방문자센터 전경.

◆클라우드 시대의 열린 과학

이스라엘도 과학 연구에 모든 사람이 접근을 쉽게 하도록 하는 세계적 추세에 따라 열린 과학(Open Science)으로의 전환에 착수했다. 이것은 한 연구원에게 거의 또는 전혀 쓸모가 없는 결과가 다른 연구원에게는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유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열린 과학으로 인해 기초 연구가 주요 업무인 학계에서부터 산업계 및 비학술 단체의 연구원, 나아가 일반 대중에게도 과학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열린과학은 출판을 통한 데이터 수집, 처리 및 분석을 포함한 과학 연구의 모든 단계를 포함한다. 데이터 수집 단계에서 연구자가 관찰·측정 및 결과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클라우드 기술로 가능해진 데이터 공유 방법론을 적극 활용하기 때문이다.

열린 과학 정책은 데이터 처리 및 분석 단계에서부터 혁신적인 연구 방법과 도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과학 출판도 신속하고 공평한 방식으로 연구 결과를 배포할 수 있는 공개 접근 방식으로 전환된다. 값비싼 구독료로 인해 접근이 차단된 각종 데이터 및 지식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과학연구의 협업을 확대해 연구 성과를 높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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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즈만연구소 방문자센터 옆에는 기부자 이름이 적혀있는 타원형 담벽이 있다. 이스라엘 대학과 연구소는 기술개발이나 시설투자에 필요한 재원은 많은 부분을 기부로 충당하고 있다.


개인맞춤의약개발·양자과학 등
PBC, 주력 연구 프로그램 진행
全국민 대상으로 창업교육 강화
10개 大 캠퍼스엔 혁신센터 계획
하이테크 관련 인력 양성에 주력


◆주력 연구 프로그램

고등교육위 기획예산위원회(PBC)는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몇몇 연구에 국가예산을 집중적으로 배분하는 주력 연구 프로그램(The Flagship Research Program)도 진행하고 있다. PBC는 △개인 맞춤형 의약 개발(Personalized Medicine) △양자과학과 기술(Quantum Science and Technology)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 등을 이스라엘의 주요 연구주제로 정했다. PBC는 이 세 과학 분야에 대한 일관된 국가적 투자가 이스라엘 연구 능력 향상과 세계 지식 분야에서 이스라엘의 지위를 격상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인 맞춤형 의약 개발

개인 맞춤형 의약 개발은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개인 맞춤형 의약 개발은 개인의 유전적·생물학적·습관적·환경적 차이를 고려한 질병 예방과 치료를 위한 이스라엘 및 전세계의 혁신적인 접근 방식이다. 연구실과 의료기관에서의 수년간의 광범위한 임상 데이터는 같은 의약품이라도 동일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 간에 효능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환자에게 같은 처방을 하더라도 환자마다 진행상태가 매우 다르다.

이스라엘의 개인 맞춤형 의학 이니셔티브(IPMP)는 이스라엘 연구자들이 이스라엘 병원과 HMO(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 건강유지기관)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대용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범위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특히 풍부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접근이 가능해졌다. 이 임상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 지원자의 게놈 시퀀스와 함께 이들을 검사하면 새로운 치료법의 발견 등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의학 분야 연구에서 이스라엘이 세계에서 선두주자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양자 과학과 기술

이스라엘은 양자 과학과 기술 분야에 국가적 차원에서 역점을 두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양자과학 분야의 연구 능력을 향상시켜 이 분야에서 국제 연구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슈퍼 컴퓨터 제작, 도청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암호화된 통신, 기존 컴퓨터를 사용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시스템 시뮬레이션 개발, 기존 제품보다 훨씬 민감한 센서, 신물질 개발 등이 포함된다.

△데이터 사이언스

데이터 과학은 다양한 학문 분야 및 상업적 응용과 관련된 데이터의 수집, 관리, 처리, 분석 및 시각화를 의미한다. 이스라엘은 이 분야에서 지난 몇년 동안 급격한 성장을 이뤘으며, 산업계·대학 및 사립 연구 기관 등에서 집중 투자가 이뤄졌다. 데이터 과학은 전 세계적으로 생성된 데이터의 양과 가용성이 크게 증가하고, 크고 다양한 데이터 세트를 처리하고 분석하기 위한 방법, 알고리즘 및 기술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큰 분야다.

이스라엘은 데이터 과학은 실질적으로 모든 학문 분야의 연구를 진척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정밀 과학뿐만 아니라 사회 과학 및 인문학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데이터 과학에 집중 투자해 연구와 교육 측면에서 비약적 발전을 이뤄 결과적으로 이스라엘 경제성장의 촉진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창업 국가와 대학

이스라엘은 창업국가(Start-Up Nation)로 불린다. 대학과 연구소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창업교육을 하고 실제 많은 국민이 창업전선에 뛰어들어 대박을 노린다. 현재 이스라엘은 나라전체가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해 혁신을 이끌고 있는 모습이다. ‘뉴 캠퍼스’ 비전은 전 세계의 선도 기관에서 실시되는 실습과 마찬가지로 모든 학문 분야의 학생과 교수진을 기업가 정신과 혁신의 세계에 노출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워크숍, 경연 대회, 해커톤 및 자율 모임을 통해 캠퍼스에서 기업가 정신을 확산시킨다. 또 뉴 캠퍼스는 학생들이 능동적인 학습자가 될 수 있게 도와 주며, 획기적인 혁신을 촉진하는 공간으로 고등교육기관을 변모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가 정신 및 혁신 센터가 각 대학 캠퍼스에 설립될 예정이다. 모든 대학생은 기업가 정신 교육을 받고 강사 및 연구원은 물론 전문 멘토와 협력하여 사회에 영향을 주는 의미있는 프로젝트를 창출하도록 하고 있다. 기업가 정신 및 혁신센터를 통해 캠퍼스에 혁신과 창조성을 높이고 학계와 산업계의 협력을 강화해 캠퍼스를 기업 생태계로 전환시키고자 하고 있다.

뉴 캠퍼스 플랜을 통해 10개 대학 캠퍼스에 기업가 정신 및 혁신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히브리대, 텔아비브대, 테크니온 공대 등에 센터를 설립해 캠퍼스에 혁신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창업을 권장하기 위해서다. 또 예루살렘 시청사 등 자치단체 공간도 대학과 연계한 창업공간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나아가 창업을 위해 최근 3년간 하이테크 관련 전문가 학생을 두 배로 늘리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스타트업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하이테크 지식이 필요한 만큼 컴퓨터사이언스, 데이터사이언스, 전자공학 등 하이테크 인력을 키워 창업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야파 질버샤츠 PBC위원장은 “스타트 업은 옛날 구닥다리 방식으로 가르쳐서는 안 된다. 기술과 인터넷 지식 등이 있어야 가능하다. 디지털 학습을 강화하고 비주얼·테크놀로지 활용, 자동실현 시스템 활용 등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첨단 과학과 기술을 이용해 캠퍼스를 창업과 혁신의 공간으로 변모시키자는 것이 뉴 캠퍼스 비전”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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