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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 멸종위기 ‘눈향나무’ 자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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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태기자
  • 201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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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반도 바닷가 5㎞ 구간 분포

국내 자생지 중 최대규모 추정

천연기념물 지정 등 보존 시급

포항 남구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인근의 해안절벽에 멸종위기 식물인 눈향나무가 자라고 있다. <한국미래숲연구소 제공>
멸종위기 식물인 ‘눈향나무’ 자생지가 포항에서 발견됐다. 한반도 해안 자생지 중 최대 규모로 추정돼 천연기념물 지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미래숲연구소는 16일 포항 호미반도(남구 동해면~호미곶면) 해안에서 대규모 ‘눈향나무’ 자생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구룡포 흥환리 말목장성 탐방로 입구에서 동해면 연오랑 세오녀 테마공원까지 약 5㎞ 구간에 걸쳐 분포하고 있으며, 주 자생지는 포항 남구 동해면 마산리·입암리·임곡리 해안구간으로 파악됐다.

권영시 한국미래숲연구소장은 “울산 대왕암에서 몇몇 개체가 목격된 사실이 있지만 이번에 포항에서 발견된 것은 국내 해안의 자생지 중에서는 최대 규모인 것으로 보인다”며 “눈향나무가 호미반도의 척박한 퇴적층 벼랑에서 나무의 높이가 최저치에 해당할 만큼 나지막한 높이로 밀집돼 자라고 있다. 그 모습이 마치 거북처럼 엉금엉금 기어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소장은 동해면 발산리 모감주나무 군락지를 관찰하다가 우연히 눈향나무 자생지를 발견했다고 했다. 그는 “포항 동해면 발산리에 자생하는 모감주나무 군락지와 대구 달성군 화원읍 구라리 모감주나무 군락지의 분포면적을 비교 관찰하기 위해 개화시기에 맞춰 발산리로 갔다가 우연히 발견했다”며 “눈향나무의 생육 환경은 해안벼랑이다. 즉 바다에서만 볼 수 있는 벼랑이다 보니 여태껏 어느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눈향나무는 측백나뭇과의 상록 침엽 관목으로 ‘누운향나무’로도 불린다. 원대(나무 원래 줄기)가 하늘로 향하지 않고 지표면을 따라 옆으로 누워서 자라는 특징이 있다. 일본·대만·시베리아 등 동북아시아에만 자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라산·설악산 등 고산지대에 제한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지리산 등 대부분의 자생지에서는 소규모 군락형태로 발견되고 있다. 세계자연보존연맹(IUCN) 멸종위기식물 명단에 위기종(Endangered species, EN)으로 지정됐다. 산림청도 희귀·멸종 위기식물로 정해 법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권 소장은 “자생지 분포길이가 결코 짧지 않아 전국 최대규모로 보인다. 산림유전자원 보전을 위한 보호림 또는 천연기념물 지정 등을 검토해야 한다. 불법 굴·채취 등 인위적인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안내판 설치 등 다각적인 보전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포항에서 자생하는 나무가 눈향나무가 맞다면 보전가치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포항=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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