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총리 순방은 투톱외교”…對日특사 파견 가능성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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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17   |  발행일 2019-07-17 제4면   |  수정 2019-07-17
日사태 속 비판적 여론 엄호
“정상급 무대서 함께 뛸 필요”
대권후보군 ‘힘싣기’분석도
文대통령 “총리 순방은 투톱외교”…對日특사 파견 가능성
이낙연 국무총리가 16일(현지시각) 타지키스탄 수도인 두샨베 대통령실에서 열린 공동 언론 발표를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의 ‘투톱 외교’ 관련 발언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상황에서 해외 순방에 나서 비판에 직면한 이낙연 국무총리에 대해 “총리의 순방외교를 ‘투톱 외교’라는 적극적인 관점으로 봐 주길 바란다”며 엄호했다.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전적으로 할애해 ‘총리 역할’을 강조한 것은 대표적 ‘지일파’인 이 총리의 대일특사 파견 가능성을 열어놓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 총리 해외 순방(방글라데시·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카타르)과 관련해 “갈수록 경제외교가 중요해지고, 그와 함께 평화외교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됐다”며 “정상외교 수요가 폭증하면서 대통령 혼자서는 다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대통령과 총리가 적절히 역할을 분담해 정상급 외교무대에서 함께 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투톱 외교’ 외엔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다른 현안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로 한국 경제가 유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는데도 대책을 진두지휘해야 할 총리가 자리를 비우고 순방에 나선 것은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사그라지지 않자 문 대통령이 직접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이 총리를 옹호한 것을 두고 차기 유력 대권 후보군에 속한 그에 대한 ‘힘 싣기’가 아니냐는 해석도 일부에서 나온다.

특히 여권 일각에서 이 총리의 일본 특사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이 총리 대일 특사 가능성에 대해 “이 총리가 아마 지금 국내에 있는 인물 중에서 일본을 제일 잘 아는 분 중에 한 분인 건 틀림없다”며 “지금 총리가 가야 할지 어찌할지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고 대통령도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간을 보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날 대통령의 언급이 대일 외교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정상외교를 하면서 평상시 느낀 지론”이라며 “일각에선 이낙연 총리를 부각하면서 일본 외교를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지만 그것보다는 4강 외교 외에 신남방 등에 외교 수요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각국 정상들을 최대한 활용해 총력전을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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