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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사 유치戰인줄…시민원탁회의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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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승규기자
  • 2019-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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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대신 공무원 대거 참석

특정 지자체장 목소리 대변

“김 주무관, 어떻게 여기서 다 만나노. 반갑네.” “잘 아시면서 왜 그러십니까. 위에서 자꾸 가보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왔습니다.”

지난 16일 오후 7시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 2층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제17회 대구시민원탁회의’에 참가한 일선 지자체 공무원들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다. 한 지자체 산하 기관단체 직원도 “직접적으로 참가하라는 지시는 없었지만, 내부적으로는 참가하지 않으면 배신자로 찍히는 분위기”라며 “더군다나 자치단체장이 가장 관심을 두는 사항이라 알아서 행동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구시 신청사 유치 경쟁을 벌이는 4개 지자체(중구, 북구, 달서구, 달성군)의 빗나간 유치 열정으로 대구시민원탁회의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일반 시민들이 시정 주요 현안에 자유롭게 의견을 제안하는 시민원탁회의에 관계 공무원 등이 대거 참석하면서 단체장 목소리를 대변하는 허울뿐인 회의로 전락한 것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6월13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신청사 건립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제17회 대구시민원탁회의에 참가할 시민을 모집한 결과, 총 689명이 신청했다. 대구시는 이들 가운데 389명을 시민원탁회의에 초대했다.

하지만 상당수가 신청사 유치를 신청한 4개 지자체 공무원과 산하 기관단체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 지자체 공무원들은 삼삼오오 짝을 이뤄 이동하면서 시민원탁회의 방향을 놓고 사전 모의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공무원은 “참가자의 절반가량은 유치에 나선 공무원 또는 관계 인사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부 공무원들은 신청사 유치에 나서지 않은 지역에 사는 것처럼 가짜 주소를 적어내 시민원탁회의에 참가한 뒤 자신이 속한 지자체를 홍보하기도 했다. 대구시가 홈페이지와 유선전화를 통해 성별과 연령, 거주지역, 연락처를 확인한 뒤, 거주 지역별로 참가자를 선발한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민원탁회의는 신청사 선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 목소리를 듣기 위한 자리이기 때문에 일부 관계 공무원들이 참가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현재로선 허위 주소를 적고 참가한 인원을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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