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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 실내골프장 소음민원 증가…규제 약해 갈등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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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우태기자 윤관식기자
  • 201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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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소방 등 유관기관 합동감식반이 18일 대구 남구 대명동의 한 스크린골프장 화재현장에서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왼쪽 작은 사진은 대구지역 주택이나 원룸 인근에 자리잡은 스크린 골프장 구글맵 위치도. 사진=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구글맵 캡처
스크린 골프장 소음으로 업주와 갈등을 빚던 50대가 스크린골프장에 불을 질러 1명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치는 사건(영남일보 7월17일자 6면 보도)이 일어났지만, 소음규제책이 마땅히 없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스크린 골프장과 실내 스크린 연습장의 경우 주택가는 물론 숙박시설 인근에도 적지 않게 들어서고 있지만, 신고제인 탓에 시설 규제가 쉽지 않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대구 남구 대명동 C스크린 골프장 인근에 살던 김모씨(58)는 소음문제로 골프장 업주 부부와 갈등을 빚다 17일 오후 7시쯤 골프장 2층에 가연성 액체 등을 뿌린 뒤 불을 질렀다.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다음날 오전 6시17분쯤 숨졌다. 이 불로 스크린 골프장 업주 부부도 다쳤고 업주 아내(51)는 현재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스크린 골프장 CCTV 화면에 김씨가 가연성 액체를 2층 실내에 뿌리고 던지는 과정에서 불이 몸에 옮아붙는 장면이 찍혀 있고, 스크린 골프장 옆 김씨의 집에서는 “공 치는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스트레스 받는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이웃 주민들은 이전에도 소음 문제로 마찰이 있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신고로‘끝’방음의무 없어
기준 이상 소음 행정처분 받지만
측정방법 한계 대부분 권고 그쳐
“허가제로 바꾸고 단속 강화해야”

대명동 골프장 방화 50대는 사망



이처럼 스크린 골프장 소음 갈등 탓에 큰 사건이 발생했지만 현재로선 소음을 규제할 방법이 없다.

이날 대구시에 따르면 현행법상 스크린 골프장을 비롯한 실내 골프시설은 ‘생활소음·진동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규제기준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면 행정처분을 받는다. 규제기준은 대상지역, 운영 시간대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지만 5분간 소리를 측정해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는 이 기준을 넘는 일이 드물고 기준을 넘는다고 해도 운영 방식을 바꾸거나 방음 시설 설치를 강제할 수 없다.

남구청 녹색환경과 관계자는 “골프채로 공을 칠 때 나는 소음은 순간적이기 때문에 측정이 힘들다"며 “현장에 가면 5분에 걸쳐 소리를 측정하고 데시벨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데, 골프 연습장은 일정하게 나는 소음이 아니라 애매하다. 사고가 있었던 영업장에서도 민원이 들어왔지만 정식으로 신고 접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식 신고 접수는 물론 측정, 처분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대구 8개 구·군에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실내 골프장 소음 신고 건수는 2건에 그쳤다. 이마저도 ‘문을 닫고 연습하거나 스윙 횟수를 줄이라’는 권고에 그쳤을 뿐 소음 방지를 위한 대책은 내리지 못했다.

이뿐만 아니라 실내 골프시설은 허가제가 아니라 신고제인 탓에 딱히 규제할 방법도 없는 상태다. 건물의 성격과 관련없이 신고만 하면 별다른 제약 없이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방음시설을 갖출 의무도 없다.

평소 취미로 스크린 골프장을 찾는다는 오모씨(51)는 “여러 스크린 골프장을 가봤지만 제대로 된 방음시설을 갖춘 곳은 없었다. 방과 방 사이에도 얇은 패널만 설치돼 있는 수준"이라며 “골프를 치는 사람들은 시끄럽다고 느끼지 못하지만 인근에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충분히 소음으로 여길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관련 규정을 개선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은 “민원을 제기해도 해결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고제를 허가제로 바꿔 소음 부분을 강화하는 부분도 필요하겠지만, 그 전에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2018년 연말 기준 대구지역 스크린 골프장은 180곳이고 실내 골프장으로 신고된 영업장은 225곳이다. 체육시설 소음으로 인한 분쟁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소음정보시스템에서 운영하는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운동기구 소음(골프퍼팅 포함)은 2016년 184건, 2017년 282건, 지난해엔 360건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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